‘생리공결시 소변검사 필수’ 서울예대…인권침해 논란에 결국 ‘철회’

박선우 객원기자 2024. 8. 22. 16: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아야만 이른바 '생리공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했던 한 대학 측이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후 열흘만에 결국 해당 규정을 철회했다.

서울예대는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생리공결 사용과 관련해 증빙서류를 강화하고자 했으나 증빙서류의 의학적 근거 부족 등의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올해 2학기는 자율적인 개선과 계도기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예대, ‘친구와 3회 모두 같은 날 생리공결’ 등 남용 의심 사례 확인
관련 규정 강화했으나 인권침해 등 논란 일자 열흘만에 ‘철회’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서울예술대학교 로고 ⓒ서울예대 제공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아야만 이른바 '생리공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했던 한 대학 측이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후 열흘만에 결국 해당 규정을 철회했다.

서울예대는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생리공결 사용과 관련해 증빙서류를 강화하고자 했으나 증빙서류의 의학적 근거 부족 등의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올해 2학기는 자율적인 개선과 계도기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2일 서울예대가 "생리공결을 위해선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고 관련 사항이 기재된 진단서 또는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인 '2024-2학기 생리공결 출석인정 안내사항'을 게재하면서 불거졌다. 생리공결 사용을 위해선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예대 측은 이같은 규정 강화의 근거로 '생리공결 남용 의심사례 증가'를 꼽았다. 특히 앞서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진단서에 더해 진료확인서까지 생리공결 증빙서류로 인정하자 올해 1학기 기준 출석 인정 결석의 53.3%가 생리공결로 집계되는 등 생리공결의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예대 측은 생리공결 남용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했다. 서울예대 측이 제시한 생리공결 남용 의심 사례를 보면 ▲거주지와 무관한 지역(제주도) 병원에서의 증빙서류 발급 ▲친구와 함께 3회 모두 동일한 날짜에 생리공결 사용 ▲연휴 기간 전후 생리공결 사용량 급증 ▲진료확인서 발급이 용이한 특정 병원의 서류 제출 비율이 전체 제출량의 50% 상회 등이 있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격렬한 찬반 논란이 이어져왔다. 먼저 서울예대의 규정 강화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주변에도 생리공결을 악용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다", "이런 제도가 있어야만 진짜 아픈 사람만 생리공결을 쓸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서울예대의 조치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피가 섞인 소변을 (병원에) 제출해야 한다니 인권침해", "생리 전 증후군도 심하고 일주일 동안 힘든데 하루도 못 쉬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도현 진보당 안산시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 전날 서울예대 앞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생리적 현상을 범죄 취급하는 모습에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서울예대는 전날 "생리통과 무관하게 생리공결을 통해 수업결손에 대한 보장을 받으려는 의심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학교가 이를 인지하면서 묵인하는 건 교육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외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이미 일부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변검사가 생리 중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으로 판단돼 이를 의무화하고자 했지만, 의학적 근거부족 및 정서적 어려움을 인식해 철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