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회복한 '엘리트'에 신축 호재까지 … 잠실 불붙었다 [부동산이 보인다]
꿈틀거리는 잠실권역 아파트
엘스·리센츠·트리지움 '3대장'
84㎡ 전고점 돌파하며 진격 중
하락률 컸던 만큼 반등도 화끈
재건축 단지도 가격 끌어올려
18년 만에 신축 대단지도 공급
분상제로 국평 '5억 차익' 기대
아파트 시세가 가장 높은 곳으로 신축은 반포, 재건축은 압구정이라고 흔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의 흐름이 처음 시작하는 곳은 어디일까. 지난 조정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먼저 회복이 감지되던 지역, 바로 잠실이다. 최근 심상치 않은 서울 집값 상승세에도 잠실권역(잠실동 신천동 일대)이 그 중심에 섰다.
이곳은 2000년대 후반 잠실주공1~4단지, 시영아파트 등이 재건축되며 현재 '엘·리·트·레·파'(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 대단지가 몰려 있다. 국민평형인 84㎡만 1만3000가구에 육박하는 지역으로, 서울 아파트의 시작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입주해 2010~2020년대를 지나 대세 하락·상승장 사이클을 모두 겪은 시장심리의 벤치마크 표본지역으로, 시장 참여자는 잠실권역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세·거래량 어디까지 왔나
2024년 들어 잠실권역 아파트 매매가는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잠실동은 6월 실거래가 기준 3.3㎡당(평당) 고점(6906만원) 대비 96% 수준인 6663만원, 신천동은 94%인 5776만원으로 회복했다. 주요 아파트인 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국민평형의 경우 2024년 7월부터 실거래가가 전고점(34평 기준 잠실엘스 27억원, 리센츠 26억5000만원)을 돌파해 최근 3년래 최저가를 기록했던 2023년 1분기와 비교해 34~46% 올랐다. 주공5단지 33평은 2021년 11월 고점이었던 28억7000만원 대비 2022년 10월 19억1000만원에 거래돼 하락률이 -33%로 가장 컸다. 최근 실거래가 상승률도 40%를 넘어서며 가장 오름폭이 컸다.
거래량은 2020년 6월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감소세를 보인다. 2021년 12월에는 최저치로 5건을 기록했다. 2022년 말 거래량이 회복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 주춤했지만 같은 해 말부터 다시 증가했다. 올해 6월에는 149건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잠실동·신천동, 재건축·非재건축
올해 6월 기준 잠실동에서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재건축 아파트로 평당 가격이 6937만원이다. 다음은 재건축을 제외하고 입주 10년이 초과된 아파트로 평당 6542만원이다. 신천동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같은 기준으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6220만원으로, 재건축을 제외한 구축 아파트(5504만원)보다 높다. 재건축 외에 입주 10년을 초과한 단지는 재건축단지보다 하락이 일찍 시작됐고 그 폭도 더 컸다. 하락률이 높았던 만큼 현재는 저점 대비 15% 반등해 재건축단지(3%) 보다 상승폭이 크다.
재건축 사업장에 부는 훈풍
주요 재건축 단지로는 잠실주공5단지, 아시아선수촌, 장미아파트, 우성아파트가 있으며 아시아선수촌을 제외하고 모두 사업 중기인 조합설립 인가 이후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한강변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으로 계획돼 서울에서 가장 유망한 재건축단지 중 하나로 꼽힌다. 마찬가지로 한강변에 있는 장미아파트1·2·3차 또한 신속통합기획으로 최고 49층 높이로 건설될 예정으로 잠실권역 재건축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아시아선수촌은 51평 기준으로 3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최저가 대비 최근 실거래가는 올림픽훼미리가 19%, 올림픽선수기자촌이 9% 올랐다.
18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아파트
하반기 일반분양 예정인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미성·크로바 재건축), 잠실 르엘(진주 아파트 재건축)은 잠실권역에 18년 만에 공급되는 신축 대단지로 관심이 쏠린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일반 분양가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가 평당 5409만원, 잠실 르엘이 5103만원으로 예정돼 있다. 인근 파크리오와 송파구 내 신축 헬리오시티 시세를 감안할 때 전용 84㎡ 기준 5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잠실권역 전망은
잠실권역은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 균일성, 자격 형성 등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가장 크게 나타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공간시장뿐 아니라 자산시장에서 또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강남·서초와 마포·용산·성동 사이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한다. 잠실권역의 가격과 거래량이 부동산 시장 향방의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이유다.
향후 재건축을 마친 신축 아파트가 입주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는 시점은 가격 상승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또한 스포츠·MICE 복합공간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 대형 지역 호재가 앞으로도 잠실권 아파트 가격에 장기간 화두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대부분 입주 17년 이상으로 접어들고 있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등 현재 주택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신축 중심 흐름을 감안할 때 입지가 양호한 다른 지역 신축으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가격선이 전고점을 넘어섰고 강남과 서초 일부 지역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됨에 따라 시장 참여자에게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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