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투자 길~게 보고 엔화는 '일단 대기'
달러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엔화는 추세 더 지켜볼 필요
헤알화 분산투자 노려볼만
최근 환율이 빠르게 요동치면서 환율 변동성을 이용해 차익을 얻는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간 '킹달러'라 불리며 강세를 나타냈던 달러가 약세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저점에서 엔화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했다는 소식도 들려오면서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율 변화 속에서 단기간 빠른 차익 실현을 기대하기보단, '연(年)' 단위로 자신이 기대하는 차익 실현 기간을 설정하고 장기 투자를 할 것을 권했다.
환테크에 나서기에 앞서 각국 경제 상황에 대해 이해하는 한편, '몰빵'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는 원칙을 갖고 임하라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은 국가의 기초적인 경제 체력과 경제 주기(사이클)를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며 "환율 투자는 성장성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문경아 하나은행 클럽1한남PB센터 골드 PB부장은 "환차익을 노리기보단 통화 분산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며 "해당 통화의 상품 운용은 외화예금,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하다"고 했다.
환테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달러화는 환테크족에 있어 가장 안정적인 장기 투자 수단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김수연 신한PWM서교센터 PB팀장은 "달러는 정부가 지켜주는 자산이고 역사적 환율 추이를 고려해도 2002년부터 현재까지 1100~1400원 박스권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달러와 국내 주가의 방향성을 고려해 달러와 원화 자산을 잘 배분한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국내 주식(코스피200), 미국 주식(S&P500), 미국 국채(10년물), 대체자산(미국리츠, 골드) 등을 다양하게 포트폴리오에 분배한 뒤 달러당 원화값 추이에 따라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원화값이 1100원에 근접할 경우 미국 자산 비중을 높이고, 반대로 1400원에 다가갈수록 원화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팁이다.
다만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리스크, 무역분쟁 이슈가 산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러도 마냥 안정적인 흐름이 아닌 급변동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엔화의 경우 현재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장기적인 경제 상황 변화를 지켜볼 것을 권유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8월 초 '블랙먼데이' 주식 대폭락 사태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어진 이후 엔화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초반에 나왔지만 주식시장이 반등하며 이 같은 기대도 일부 꺾였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후 향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유로화는 달러를 대체할 '헤지' 수단으로 유용하다. 다만 유로존 역내 국가들 간 정치 지형 변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수연 PB팀장은 "유로화는 브렉시트 등 정치적 갈등에 취약하며, 다양한 국가로 구성돼 국가별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자산 중 일부를 투자하는 개념으로 브라질 헤알화에서 분산 투자 기회를 엿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브라질 헤알화가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추천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브라질 국채는 채권수익에 세금이 붙지 않아 매력적인 절세 상품이다. 여기에 브라질 기준금리가 10.5%로 높아 그만큼 이자수익이 높고, 최근 헤알화 약세에 따른 가격 이점 등도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헤알화 역시 브라질 정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 각종 위험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브라질 채권을 만기 보유하면서 확정 이자를 받더라도, 헤알화값이 약세를 보일 경우 원화 환산 투자 금액이 줄어들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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