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더라?” 물으니 AI TV가 내놓은 답은
사람처럼 대화 맥락 파악하고 답변
한 번 명령에 2개 기능 수행도 가능
15년전 영상도 최신 콘텐츠처럼 생생하게
2024년형 구매 고객, OS 7년 무상 지원
삼성전자 인공지능(AI) TV에 이 같이 말하자 화면에 영화 ‘극한직업’이 목록 형태로 떴다. 같은 극한직업 영화 중에서도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별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한 번의 명령으로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가장 앞에 있는 영화를 재생하는 동시에 소리 크기도 20으로 설정해 줬다. 원래는 한 번의 명령에 한 가지 기능만 실행 가능했는데 기존보다 더 많은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똑똑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언론 대상 행사를 열고 AI TV 기술을 선보였다. 사람처럼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AI 음성 기술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연내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AI TV 2024년 모델에 적용 예정인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전 TV에서도 어떤 영화를 틀어 달라와 같이 단순 명령을 이해하는 기능은 있었다”며 “이번 업그레이드는 콘텐츠의 특정 내용이나 장면을 물어봐도 자연스럽게 답을 찾아 내놓는 등 복잡하고 수준높은 명령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새롭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AI TV는 또 “우영우 배우가 누구지”라고 묻자 ‘박은빈’이라고 답했고, “그 사람이 나온 드라마를 찾아줘”라고 하자 ‘연모’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스토브리그’ 등 배우 박은빈이 출연한 작품들을 띄워줬다. ‘그 사람’이라고 물어도 대화 흐름에 따른 맥락을 이해하고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인물을 특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AI를 통해 시청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기능도 보여줬다. AI가 TV에서 재생되는 영상이 스포츠 경기인지 영화인지 등 장르를 스스로 인식해 명도, 채도 등 화질을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축구 영상을 틀면 좀 더 밝고 쨍한 느낌을 주도록 바뀌고 영화를 틀자 보다 어둡고 무거운 화면이 되는 식이다. 또 ‘AI 오토 게임 모드’란 기능도 있어 TV 화면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마찬가지로 장르에 맞게 화질이 바뀐다. 예컨대 총싸움 장르인데 게임 중 어두운 공간에 진입하면 적이 더 잘보이게 끔 AI가 화질을 조정해주는 것이다.
10년 전, 20년 전 오래된 드라마, 영화나 통신 불안정으로 화질이 떨어지는 저화질 영상을 자동 보정해 마치 최신 고화질 영상처럼 탈바꿈시키는 업스케일링 기술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10년 방영됐던 현빈,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을 보여줬다.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되기 전에는 옛날 드라마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다소 흐릿한 화질이었는데, AI 기능을 적용하자 배우들의 얼굴 윤곽과 색감이 또렷해졌고 머리 한올한올, 피부 톤까지 묘사하는 등 훨씬 생생해졌다.
저시력자를 위한 AI 기술도 있다.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더 뚜렷하게 해주는 ‘릴루미노 모드’다. 저시력자도 별도 지원 기기 없이 선명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TV에서는 화면을 반으로 나눠 일반 화면과 릴루미노 모드 화면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도 있어 저시력자와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4년형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앞으로 7년간 새 AI 기능이 탑재된 OS 업그레이드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추후 새로운 AI 기능이 나와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2023년형 제품에도 7년 업그레이드가 제공될 예정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써가고 있다”며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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