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가 치킨 파는 영화, 뭐였지?” TV가 찾아준다···삼성 “맥락 파악하는 AI 제공”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 TV가 화면에 몇 개의 영화 제목을 띄웠다. “첫 번째 거 선택하고 1시간 뒤에 꺼줘.” TV가 곧바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연결돼 영화 <극한직업>이 재생된다. 1시간 뒤 ‘꺼짐’ 예약도 등록됐다.
삼성전자는 22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TV 기능들을 소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TV가 사람의 말(자연어)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알아듣는 ‘AI 음성 기술’을 공개했다. 손으로 리모콘을 조작할 필요 없이 TV에게 원하는 콘텐츠를 OTT 채널 등에서 찾아보라고 지시할 수 있다.
‘맞춤 화질’도 제공한다. 영화·스포츠·예능 등의 장르를 TV가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화질을 최적화해 준다. 게임을 즐길 때면 ‘오토 게임 모드’도 사용할 수 있다. AI가 게임 제목을 인식해 스포츠·슈팅 등 장르에 적합한 화질·사운드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과거의 저해상도 영상을 최대 8K급으로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AI 업스케일링’ 기능도 소개했다. 저해상도 영상에서는 사람의 머리카락 등이 잘 보이지 않지만, AI 업스케일링을 적용한 2024년형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영상에서는 머리카락 올, 옷의 솔기 등이 또렷하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시각·청각장애인의 접근성도 높였다. ‘들리는 자막’이 대표적이다. 영상 내 텍스트를 AI로 검출해 음성으로 변환, 읽어주는 기능이다. 외장 카메라로 사용자 제스처를 인식해 자막 위치를 변경하거나, 수어 통역사 화면의 크기를 200%까지 키울 수도 있다.
AI가 적용된 TV는 집안 가전제품의 ‘지휘통제실’ 역할도 한다.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와 AI TV를 연동하면 가전·조명·커튼 등의 스마트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TV를 이용해 집안 공간별로 기기·조명을 켜고 끌 수 있으며, 온도·공기질·에너지 사용량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TV 제품군을 위주로 고성능 AI칩을 탑재해 화질 보정, 음질 개선 같은 AI 기능을 적용해왔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타이젠 OS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가전제품 운영체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다양한 스크린들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퍼스널 AI’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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