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도 TV로 바로 찾아 본다…삼성의 똑똑한 'AI 스크린'

백유진 2024. 8.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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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라이프 구심점 'TV'…화질·사운드·자막 등 맞춤 제공
'타이젠 OS' 7년 무상 업그레이드…AI 홈라이프 대중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AI 스크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라고 말하자 웨이브, 왓챠, 티빙 등에서 서비스되는 영화 '극한직업'의 리스트를 보여준다. 이어 "첫 번째 거 선택하고 볼륨 15로 올려줘"라고 요청하자 해당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연결되며 음량이 조절된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공개한 TV AI(인공지능) 음성 기술을 구현한 모습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TV에서도 자연어 기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두 가지의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이와 같은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써가고 있다"며 "AI 라이프의 구심점 역할을 맡은 삼성 AI TV가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TV 업계 최초로 AI 스크린 비전을 발표하고 AI 스크린이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기존의 시청 위주의 TV 경험을 넘어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로서의 기술과 고객 경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홈의 중심 'AI TV'

삼성전자는 AI TV를 집안의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주는 '허브'로 꼽는다. TV의 평균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큰 화면의 장점은 유효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용 사장은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플레이어에 대한 시청 시간이 모바일에서 TV로 옮겨가고 있다"며 "대형 스크린의 기회는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삼성 AI TV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허브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도 집안의 AI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로 대형 가전을 연결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조명과 같은 기타 기기까지 연결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의 '3D 맵뷰'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한눈에 집 안 곳곳에 연결된 기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TV 화면에서 '3D 맵 뷰(Map View)'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온도·공기질·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공간별로 기기나 조명을 켜고 끄는 것까지 가능하다. 

TV 화면이 꺼져있는 대기 화면 상태에서도 허브 역할이 가능하다. 꺼져 있는 TV 앞에서 "하이 빅스비"를 부르면 '데일리 보드'를 통해 △우리 집 IoT(사물인터넷) 기기 상태 △에너지 사용량 △날씨 △메모 위젯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 위젯의 경우 음성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실제 빅스비를 부른 뒤 "메모 추가해줘"라고 요청하면 새 메모창이 뜨고 "오늘도 고생했어. 냉장고에서 멜론 꺼내먹어"라고 말하자 자동으로 입력됐다. 가족 구성원에게 TV를 통해 메모를 전달함으로써 기기 간 연결뿐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까지 가능하게 한 셈이다.

세계 수준 '접근성'에 통번역까지​​​​​​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능도 AI를 통해 더욱 강화됐다. AI 기술로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는 '릴루미노 모드'는 저시력자도 별도의 기기 없이 더욱 선명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AI TV에서는 일반 화면과 릴루미노 모드 화면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도 지원한다. 영상 내 텍스트를 AI로 검출해 음성으로 변환하는 '들리는 자막'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의 '릴루미노 모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향후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통번역 기능도 적용될 예정이다. 통번역의 경우 실시간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음성을 번역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용 사장은 "내년 초 통역 기능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고객 반응이 가장 좋은 기능은 'AI 업스케일링'이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옛날 저해상도 영상도 최대 8K급으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실제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지 않은 TV에서는 머리카락 올의 디테일 등이 잘 보이지 않지만,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된 2024년형 네오 QLED 8K로 시청한 영상은 머리카락 올, 옷의 솔기 등이 또렷하고 선명하게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기능을 고가 제품뿐 아니라 보급형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용 사장은 "고급 프리미엄 제품에만 AI 기능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기능은 보급형 엔트리 제품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타이젠OS 무상 지원해 대중화 속도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전자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OS(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젠OS 7년 업그레이드는 2023년형 일부 제품도 해당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는 삼성전자 TV에 적용된 세계 최대 스마트 TV 플랫폼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2억7000만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돼 있다. 고객들은 타이젠 OS를 통해 삼성 TV 플러스·게이밍 허브·스마트싱스 등 삼성전자 TV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7년 타이젠 OS 무상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AI 기능을 제공해 'AI 홈 라이프'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소비자가 AI TV를 AI 허브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전략이다.

용 사장은 "현재 TV 운영체제 시장에서 타이젠 OS는 2위지만, 스케일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단순히 TV뿐 아니라 타 기기에서도 여러 기회를 보고 있고, 타 제조사로도 확장해 현재 어느 정도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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