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토스뱅크-광주은행 공동대출… 금융권 메기 ‘도전’

김수정 기자 2024. 8. 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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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토뱅 앱에서 공동대출 신청 가능
인터넷은행 편의성과 지방은행 자금력 시너지 기대
주담대 아닌 신용대출 상품인 점 한계
금리 경쟁력에서도 딜레마 존재
그래픽=챗GPT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와 지방은행 광주은행의 공동대출 서비스가 3분기 중 출시 예정입니다. 공동대출은 금융권 첫 시도로 시중은행으로 쏠린 대출 시장의 메기 효과를 낼 것인지 주목됩니다. 업계에서는 공동대출의 금리 경쟁력 및 위험 부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공동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을 다음 달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동대출은 이름 그래도 두 은행이 공동으로 차주(돈 빌리는 사람)에게 대출을 내놓는 모델입니다. 고객이 토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은 각각 심사한 뒤 대출한도·금리를 함께 결정해 토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대출금은 두 은행이 사전에 결정한 한도 내에서 분담합니다.

이는 두 은행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모델이라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토스뱅크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국구로 갖추고 있는 모객력과 편의성을, 광주은행은 지방은행으로서 갖춘 자금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 규모는 13조8500억원으로 광주은행(23조7862억원)과 10조가량 차이가 납니다. 반면 토스뱅크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500만명 이상으로 금융권 앱 가운데 최상위권입니다.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의 이런 장점을 활용해 고객을 넓힐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는 토스뱅크는 여신 확대를 통한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1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예대율은 56.4% 수준으로,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 예대율이 90% 초중반인 점을 보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88.1%, 69.0%로 토스뱅크보다 높습니다. 이는 토스뱅크가 타 은행보다 대출 이자는 낮게, 예금 이자는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판매하지 않고 있어 다른 은행보다 여신 규모를 크게 늘리는 데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다만 업계에서는 두 은행의 공동대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에 두 은행이 공동으로 출시하는 대출은 신용대출입니다. 신용대출은 주담대 등 다른 가계대출에 비해 건당 대출액이 적기 때문에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적습니다. 광주은행은 앞서 2023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공동대출 상품을 통해 연간 대출 잔액이 6000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분기 카카오뱅크가 연간 늘린 주담대 잔액이 6조9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적은 금액입니다.

공동대출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리 경쟁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동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는 양 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해지는데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에 비해 크게 금리 혜택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달 기준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연 6.42%, 연 7.80%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평균금리 연 5.22~5.72%나 카카오뱅크(연 5.97%), 케이뱅크 (연 6.11%)보다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또 공동대출 상품이 금리 경쟁력을 갖출 경우 두 은행이 각각 보유한 자체 신용대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차주 입장에서는 두 은행이 보유한 대출상품을 비교해 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을 찾아 대출을 받게 됩니다. 공동대출 금리가 자체 대출상품보다 낮으면 자체 대출 수요가 줄어 여신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공동대출에 따른 고객 신용관리, 사후 관리 등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공동대출이 두 건의 대출을 동시에 일으키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신용 점수가 하락하거나 연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대출이 실행되면 같은 사후관리업체에 위탁한다고는 하지만 두 은행은 각 채권자로서 독립적인 사후 관리 주체가 됩니다. 이때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하는 공동대출 상품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상생으로 출시한 여러 신용대출 중 일환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공동대출 상품에 대한 구체적 사안은 상품이 출시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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