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납한 보험료만 ‘42억’…‘특별이익’ 제공한 설계사 4년간 221명 적발

유모차, 상품권 제공하기도…금감원 “형사처벌 대상”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특별이익 제공으로 적발된 보험 설계사가 221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보험 계약 체결 및 모집과 관련해 계약자와 피보험자의 보험료를 대납하고 고가 사은품을 제공한 보험 설계사들이 대거 적발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특별이익 제공으로 적발된 보험 설계사가 221명으로 집계됐다. 특별이익은 설계사가 보험 계약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해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일정한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금감원 검사 결과 설계사가 제공한 특별이익이 수십억원이 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A보험 대리점 소속 설계사 32명은 약사나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보험 계약을 모집하면서 금품 제공 또는 보험료를 대납하는 방법으로 668명에게 42억4620만원의 특별이익을 제공했다.

또 베이비페어, 육아 관련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고객들에게 어린이 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카시트, 유모차, 상품권 등 3만원이 넘는 사은품을 제공한 행위도 드러났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일정금액을 초과하는 금품 제공, 보험료의 대납, 근거 없는 보험료의 할인 등은 불법행위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법·부당의 정도에 따라 등록취소 및 6개월 이내 업무정지 등 기관·신분제재가 부과된다.

특히 특별이익 제공은 계약자와 피보험자 간 형평성을 저해하고, 모집시장에서 불건전한 과당 경쟁을 유발하는 등 산업 신뢰를 해칠 우려가 크다. 과당경쟁에 따른 과도한 사업비 지출은 보험료의 불합리한 인상 요인이 되면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향후 특별이익 제공과 관련한 검사와 제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법에는 계약자･피보험자에 대한 벌칙 규정도 명시하고 있다"며 "금품, 보험료 대납, 보험료 할인 등을 요구·수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