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전산망에 불법접속...박현종 前 bhc 회장 2심도 유죄

치킨 업계 경쟁사인 BBQ 전·현직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혐의를 받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박현종 회장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뉴스1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재판장 장찬)는 2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게 “기업 분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선 범행으로, 피고인은 BBQ 직원의 그룹웨어용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정당하게 취득하는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며 이같이 선고했다.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고 개인정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 서울 송파구 bhc 본사에서 경쟁사인 BBQ 정보전략팀 전·현직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BBQ 내부 전산망에 두 차례 접속한 혐의로 2021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bhc는 BBQ가 매각 협상 때 가맹점 숫자를 부풀려 매각 금액을 과도하게 책정했다며 BBQ를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소송에서 다투고 있었다. 박 회장은 전직 BBQ 정보전략팀장이었던 유모씨에 지시해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기재된 쪽지를 건네받고, BBQ 내부망에서 소송 관련 서류나 매출 현황 자료 등을 열람하고 이를 다운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ICC중재소송에서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2년 2개월의 심리 기간에 대해 “유씨의 진술만이 직접증거였던 만큼 판결이 어려워 심리가 길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