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홍상수' 김민희 또 수상 "제 나이에 이렇게 신나는 일 있을까"[종합]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영화를 찍을 때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 이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김민희가 영화 '수유천'(제작 영화제작전원사)으로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7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수유천'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김민희. 그녀가 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는 2017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연기상인 은곰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두 작품 모두 홍상수 감독이 연출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19일 공식 계정에 최우수 연기상의 주인공 김민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민희는 "사실 기대를 안했다"며 "제가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으로 받은 상이니까 그게 가장 기뻤다"고 웃음을 보였다.
홍상수 감독과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특히 이번 '수유천'이 자신에게 더 각별한 작품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영화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제 상은 이 영화의 상이라고 생각한다. 제 나이에 저한테 이렇게 재밌고 신나는 일이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 그런 에너지가 그 캐릭터에 그대로 들어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얼마나 캐릭터를 사랑하는지, 촬영 현장을 즐기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 느꼈다"라고도 했다.
홍상수 감독의 32번째 신작 '수유천'은 촌극제가 열리는 한 여대에서 벌어지는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등이 출연했다.
대학 강사인 주인공이 몇 년째 일을 구하지 못한 외삼촌에게 연극 연출을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김민희가 홍 감독과 15번째 협업한 작품이다.
김민희는 '수유천'에 대해 "관객으로 영화를 봤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너무 아름답고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지점이 있다"며 "그게 되게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싶다.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소소하지만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하고 정말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김민희는 관객들로부터 얻은 평가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녀는 "관객들이 아주 따뜻했다"며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건네주는 '영화가 아름답다' '좋았다' '감사하다' 같은 축복의 인사들이 중에 '좋았다'는 말이 가장 기뻤다. 또 좋은 영화를 계속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냉랭한 국내 관객들 반응과 다른 해외 관객들이 주는 따뜻함에 감사를 전한 것.
한편 김민희는 영화제 폐막식에서 최우수 연기상에 자신의 이름이 호평되자 옆에 앉아 있던 홍상수 감독과 손을 잡고 놀라워 한 뒤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님, 당신의 영화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기쁨을 나눈뒤 자리로 돌아와 홍상수 감독 어깨에 머리를 부비며 애교 넘치는 행동을 한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또 홍상수 감독과의 오랜 불륜 이슈로 패션 아이콘이었던 그녀는 오랜 시간 브랜드의 협찬이 끊어진 상태. 이번 시상식에 입은 드레스가 6년전 입었던 드레스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김민희는 불륜 논란 속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은 뒤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우리의 하루' 등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만 출연하며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홍 감독은 2016년 아내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2019년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가 홍상수 감독을 혼인생활의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로 판단했기 때문. 홍 감독 아내가 이혼을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 따른 판결이다.
'수유천'은 오는 9월 18일 국내 개봉한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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