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못 버틴 세포라, 중국서도 안 통하네…"정리해고 중"
중국 소비 부진 속 저가에 밀려 2년간 손실만 617억,
현지 소비 방식 변화·온라인 쇼핑몰 강세도 부진 배경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중국 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중국 경기 둔화로 소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현지 저가 브랜드에 밀리며 계속된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세포라가 중국 내 직원 4000명 중 10%가량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세포라 차이나는 사무실과 매장 직원 모두를 해고하고, 일부 직원에게는 자진 퇴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지 직원 이외 유통 및 전자상거래 담당 임원 등 고위급 간부 상당수도 퇴사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 보도 이후 세포라 차이나는 기사 내용에 나온 규모보다는 작은 중국 내 인력 약 120명 해고 소식을 발표했다. 회사는 성명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중국에서의 미래 성장을 보장하고자 본사의 조직 구조를 효율화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적절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 퇴직금, 보상금 및 경력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연이어 철수한 세포라는 중국 사업 회복을 위해 나이키의 전 전자상거래 책임자인 딩샤(丁霞)를 새로운 중화권 책임자로 임명했지만, 계속된 부진에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세포라는 올해 3월 판매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국 시장 진출 4년 반 만에 영업 종료 계획을 발표했고, 대만 시장은 지난해 철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포라의 감원 규모가 중국 인력의 3% 미만이라고 짚으면서도 "현지 소비 부진으로 가격 경쟁 등이 치열해진 중국 뷰티 시장에서 압박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세포라는 루이뷔통, 디올에 이은 LVMH의 대표 브랜드이자 수익원 중 하나다. 북미, 중동, 유럽에서 큰 성과를 거둔 세포라는 200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매장 수를 340개가량으로 늘리며 현지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와 함께 세포라의 부진도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현지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제품을 찾으면서 고급 브랜드를 취급하는 세포라도 타격을 입었다"고 짚었다. 2022년과 2023년 2년간 세포라의 중국 내 손실은 3억300만위안(약 617억4960만원)에 달했다. 반면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점유율 약 50%를 기록해 해외 브랜드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소비 형태 변화도 세포라에 악재로 작용했다. 세포라는 유럽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고품질 판매 서비스를 활용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런 전략이 먹히질 않았다. 블룸버그는 "소비 방식이 '온라인'으로 집중되고, 타오바오와 티몰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수백만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세포라의 '오프라인 전략'은 덜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포라의 부당 해고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샤오훙수 등 중국 SNS에는 전 세포라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부당해고를 알리는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SNS 영상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세포라 멤버십'을 이용해 고객이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도록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다며 "이런 행위는 중국 뷰티 업계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수년간 이어진 관행"이라고 부당해고를 주장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고된 직원 일부는 이런 혐의로 퇴직금 지급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포라 대변인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 "퇴직 패키지, 보상 및 경력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부당해고 의혹을 일축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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