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지금 4쿼터…공은 우리한테 있고, 싸우면 이긴다”
“7년 걸린 딸, 호프” 난임 경험 언급
학습 장애 경험 아들 눈물 기립박수
“4쿼터다. 뒤지고 있지만 공격 상황이고 공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싸우면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각) 시카고에서 진행 중인 민주당의 사흘째 전당대회에서 당의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자 ‘코치 월즈’(Coach Walz) 피켓을 든 청중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과거 자신이 가르친 학생의 소개로 연단에 올랐다.
퇴역군인·고등학교 사회과학 교사·미식축구 코치·연방 하원의원 이력을 거친 그는 연설에서 “이 자리에 나를 선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우선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밤 우리는 이 나라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이유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기쁨을 오늘 밤 가져온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네브라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성장 과정을 언급하며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 제이디(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을 견제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24명 중 누구도 예일대에 가지 않았지만 서로를 보살피는 일의 소중함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 재직 시절 제자들을 보며 하원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40대의 돈 없고 정치경험 없는 고등학교 교사가 이렇게 보수색 짙은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결코 공립학교 교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원의원과 주지사로의 업적을 강조했다. 초당적 협력을 통해 중산층 세금 감면, 의료지원 확대 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또 모든 아이들의 매일 아침과 점심을 보장했다. 다른 주에서 책을 금지할 때 우리는 아동의 굶주림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이날의 연설 주제는 자유였다. 그는 “매일 밤 전화 한 통을 기다리며 기도했던 기억, 전화벨이 울렸을 때 뱃속이 울렁거렸던 기억, 치료가 효과가 없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고통이 생생하다”이라며 첫딸 ‘호프’(희망)를 갖기 위해 7년이 걸린 난임 시술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너희가 내 전 세상이다. 사랑한다”고 말하자, 이 모습을 본 아들 거스 월즈는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 학습 장애를 겪은 아들 거스 월즈는 그의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으로 월즈 주지사를 가리키며 “저게 우리 아빠야”라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중서부에는 황금률이 있다. 자기 일에만 신경 쓰라”며 “이것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유”라고 말했다. 민주당원들은 “자유”를 연호하며 호응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 의원은 체외수정에 대한 연방 차원 지원에 반대하고 어떤 경우에도 임신 중지는 불가하다는 강경론자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말하는 자유 개념을 비판했다. “자유라고 말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자유, 의료 지원을 결정할 자유, 총에 맞지 않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자유를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와 밴스의 ‘프로젝트 2025’는 이상하고, 틀렸으며 삶을 훨씬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만약 이들이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다면 그들은 중산층의 생활비를 올리고 의료보험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임신중지를 전국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다음 4년은 한층 최악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지도자는 사람들을 모욕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면서 “이 10대들이 트럼프를 가르쳐야 한다”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 열정과 기쁨으로 임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중산층 세금을 감면할 것이고, 거대 제약사에 맞서 처방약 값을 인하할 것이며, 주택 구입을 한층 가용하게 할 것이다. 그는 당신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연설 말미에 현재 선거 상황을 미식축구에 빗대 “이제 마지막 쿼터다. 해리스는 준비돼 있다. 우리의 일은 매시간 1인치씩 움직이고, 1야드씩 조여가고, 전화 한 통을 하고, 5달러 기부를 하는 일”이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76일이 남았다. 아무것도 아니다. 죽으면 잠잘 시간은 많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서 그녀는 항상 말했다.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라며 연설을 끝맺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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