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현대인을 위한 혁신 기술, 슬립테크의 부상 [삼정KPMG CFO Lounge]

마켓인사이트 2024. 8.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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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박경수 삼정KPMG 헬스케어 산업 담당 파트너
이 기사는 08월 21일 12: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경수 삼정KPMG 헬스케어 산업 담당 파트너

우리에게 돈키호테의 작가로 유명한 스페인의 소설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다’는 말을 남겼다. 한국 속담에도 '잠이 최고의 보약이다'는 말이 있듯이 수면이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준다는 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된 인식으로 보인다. 특히 만성 피로와 두통, 소화불량 등이 일상화된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달콤한 숙면의 처방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은 수면부족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삶에 질을 넘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 7시간 51분으로 OECD 국가 평균인 8시간 27분보다 30분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수면장애 환자 수는 2018년 86만 명에서 2022년 110만 명으로 연평균 6.5% 증가하는 등 수면질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의 수면 및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했다.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테크(Sleep+Technology)’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4,320억 달러에서 2024년 5,850억 달러로 성장해 5년간 연평균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거 수면산업은 수면장애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 의료기기 또는 침구류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 건강 관리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치료제(Software)와 수면 보조 디바이스(Hardware) 등 슬립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슬립테크 관련 글로벌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함에 따라 2017년 약 1.9억 달러를 기록했던 글로벌 투자액은 2022년 약 6.2억 달러까지 증가하였으며, 2023년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연간 투자 건수는 50건 이상을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캄(Calm)은 수면 유도 앱을 중심으로 기업가치 22억 달러로 성장하는 등 수면 관련 앱 기업들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 외 수면 중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미국의 에잇슬립(Eight Sleep), 캐나다의 뮤즈(Muse), 네덜란드 오네라(Onera) 등의 디바이스 기업 또한 시리즈 C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신제품 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 슬립테크 기업의 경우 대부분 시리즈 A, B 등 초기 투자 단계로 기술 개발 및 파이프라인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웰트(WELT), 허니냅스(HoneyNaps), 에이슬립(Asleep) 등 슬립테크 소프트웨어 기업은 디지털치료제 출시 및 서비스 제공 단계로 시리즈 B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 외에도 비알랩(BRlab), 큐라움(Curaum), 삼분의일 등의 의료기기 및 침구 등 수면 보조 디바이스 기업은 시리즈 A단계 비중이 높지만 자체 수면 분석 알고리즘, 수면 컨디션 측정 및 관리 등의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각 사의 누적 투자 금액이 100억 원을 넘어가는 성과를 기록했다. 

슬립테크 산업에서는 수면 데이터 수집과 수면 질 향상을 위해 기존 플레이어들과 신규 진입 기업 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용자의 수면 중 생체 데이터 수집 및 수면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매트리스 등 침구에 ICT를 접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니어러블 디바이스(Nearable Device)’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슬립테크 비즈니스는 수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침실의 조명·온습도·소음을 조절해 수면 환경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홈 서비스로도 확장되고 있다. 

또한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 고혈압 등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이를 예방 및 관리하기 위해 슬립테크와 디지털 실버케어 서비스가 융합되어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수면 데이터 수집에 대한 사용자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일상생활에 게임 작동 원리를 적용하여 활동의 몰입도를 높이는 기법)이 접목된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이렇듯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슬립테크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을 위해서는 시장 분석과 규제 검토, 기술 개발 분야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슬립테크 소프트웨어는 규제 기관의 요구 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관련 인증을 획득하여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웨어러블 및 니어러블(Nearable) 기기의 출시 상황을 고려하여 제품의 목적과 유형을 명확히 구분하고,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해야 한다. 특히 수면 데이터 수집, 수면 유도, 수면 환경 개선 등 각각의 기능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슬립테크는 의료 현장부터 일상생활까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으므로, 신규 플레이어를 고려한 이종 산업 간 M&A 및 제휴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자원을 융합하여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슬립테크 시장 진입을 위한 고려사항 /제공=삼정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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