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홍인, "짜증, 밉상" 반응에 기뻐한 이유 [인터뷰]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2024. 8. 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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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저 사람이 진짜!"라는 말과 짜증을 유발했다.

'감사합니다'에서 '짜증유발러'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 찍은 배우 홍인이다.

'감사합니다'의 주연 신하균, 이정하, 조아람, 진구 등 여러 주연배우 사이에서 '짜증 염차장'으로 활약한 홍인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감사합니다'에서 염경석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밉상, 진상을 넘어 짜증 유발자까지 여러 수식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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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아놔!" "저 사람이 진짜!"라는 말과 짜증을 유발했다. 나쁜 짓까지는 아니었지만, 신하균의 감사에 딴죽을 걸고, 항상 툴툴거렸다. '감사합니다'에서 '짜증유발러'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 찍은 배우 홍인이다.

홍인은 지난 11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 염경석 역을 맡았다.

극 중 염경석은 JU건설 감사팀 차장이다. 염 차장은 호시탐탐 팀장 자리를 노리는 처세의 달인이다. 공석이 된 감사팀장 자리를 노렸지만, 신차일(신하균)이 새 팀장으로 오자 어떻게든 그를 몰아내려 꾀를 부리기도. 하지만 결과는 늘 헛발, 역공의 빌미까지 줘 동네북 신세가 됐다.

'감사합니다'에서 홍인의 활약은 늘 짧고 강렬했다. 극 중 약삭빠른 움직임은 실제로 있을 법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하며 '염차장'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는 배우 홍인이 연기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기 때문. 그저 그런 조연 캐릭터가 될 수 있었지만 홍인은 목소리부터 표정, 손동작 하나까지 염차장을 자신만의 연기로 표현해 냈다.

'감사합니다'의 주연 신하균, 이정하, 조아람, 진구 등 여러 주연배우 사이에서 '짜증 염차장'으로 활약한 홍인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홍인./사진=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

-'감사합니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불호였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작품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 저는 저보다 작품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에 대한 마음가짐은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엔 확실히 부담이 많이 되는 작품이었다. 전작('웨딩 임파서블')을 '감사합니다' 감독님(권영일 PD)과 같이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열심히 했다. 다행히 많은 시청자께 이번 작품이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하는 동안 즐거웠다. 모난 사람, 스태프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했다. 그래서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에서 염경석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밉상, 진상을 넘어 짜증 유발자까지 여러 수식어를 얻었다. 시청자들의 과몰입 결과였다. 이런 시청자 반응은 어떻게 느껴졌는가.

▶ 밉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이런 소리 안 들으면 속상하다. 제가 연기했는데, (시청자) 반응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시청자 반응이 있으면, 제가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만 들어도 밉상'이라는 시청자 반응이 있었다. 캐릭터를 잘 살렸는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는가.

▶ 목소리에 포커스를 뒀다. 실제 회사에 다니는 분들과 인터뷰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염차장에게 가장 어울리는 목소리가 뭐가 있을지 찾아봤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만든 게 방송에 나왔던 염차장의 목소리다. 댓글에 '목소리만 들어도 진짜 밉상이다'라는 평이 많았다. 저는 그게 좋았다. 잘 표현한 거니까. 또 하나 신경을 쓴게 '어떻게 하면 사람들(시청자)이 한번 쳐다볼 수 있게 할까'였다. 시청자들께서 드라마 시청 중에 휴대전화도 하고, 다른 일도 하고 그런다. 목소리부터 밉상이면, 듣기 싫다가도 '어? 나왔어'라면서 드라마에서 돌려진 시선을 다시 잡을 수 있겠다 싶었다.

배우 홍인./사진=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

-동료(배우)나 지인 등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 주변 사람들은 염차장을 귀엽게 봐주셨다. 1차원적으로는 감사팀 후배들한테 뭐라고 하는 것 같지만, 챙겨준다. 어떤 분들은 '재밌다' '매력 있다'라고 댓글을 남겨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잘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이 된 적도 있다. 고마웠다. 그리고 친형이 '우리 사회에 신차일 같은 사람도, 염차장 같은 사람도 있다. 마냥 허구는 아니야'라면서 공감하는 반응을 보여줬다. 시청자 중에서 '진짜 저런 사람 있어'라는 댓글도 남겨주셨는데, 저도 그 내용이 좋았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로 표현한 것이 기분 좋았다. 공감대를 만들었으니까.

-실제 목소리는 짜증 유발이 1%도 없다. 조잘거림도 없다. 염경석과는 다르다. 실제 성격으로 인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괴리감을 느꼈을 법도 하다.

▶ 제가 필요치 않은 말은 잘 안 한다. 반면 염차장은 1절만 하면 될 것을, 2절, 3절까지 한다. 그런 부분은 다른데, 제가 맡은 캐릭터니까 '염차장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도 염차장을 연기하면서 '아, 사회생활은 이렇게 해야되는 거니까 열심히 산다'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염차장이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생각이 든다. 그는 회사에 가고 싶고, 오래 다니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스스로의 야망이 있어서 미운 모습이 부각됐을 따름이다. 극초반에 회식 장면도 보면 팀원들에게 '나만 믿어' '내 라인이야'라고 했다. 그 부분을 보면, 주변 사람을 아끼고 함께 하려고 한다. 이런 점은 저와 비슷한 것 같다.

-'감사합니다'에서 여러 사건을 두고 감사가 펼쳐졌다. 시청자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 중 홍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감사 에피소드가 있는가.

▶ 문상호(오희준) 대리 편(10회. 입사 지원서류에 학력 위조 사건)이다. 마음 많이 썼던 에피소드다. 1회부터 문대리가 퇴사 전까지 저희가 애드리브를 한 게 있었다. 제가 커피 심부름시키고 핀잔줬었다. 이게 방송에 나올 때도, 안 나올 때도 있었다. 저는 문대리와 관계성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애드리브로 해놓은 거다. 문대리랑 역할 관련해서 얘기도 많이 했었죠. 그러다가 대본을 보는데, 문대리가 나가는 게(퇴사) 있었다. 이 장면을 두고 감독님과 '이거 어떻게 연기를 해야 됩니까'라고 얘기를 했었다. 감독님도 촬영 날 문대리가 상자를 들고 나가는 장면들 두고 '어떨 거 같아?'라고 물어봤다. 저는 문대리를 못 볼 것 같았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 정이라는 게 있는데, 내가 끊고 싶다고 끊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염차장이 문대리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과거의 추억을 떠올렸다. (문대리가) 자연스럽게 쳐다보고 나가는데, 이 신이 많이 힘들구나 했다.

-드라마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다.

▶ DM으로 '우리 회사 감사해 주세요'라는 연락이 왔다. 물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장문으로 보내주셨다. 제보였는데,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에 몰입하셔서, 시청해 주신 거라 저는 감사한 일이었다.

배우 홍인./사진=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

-'감사합니다'에서 이성적 감사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하균신(神)' 신하균. 그와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신하균과 있었던 에피소드는 없었는가.

▶ 저는 작품마다 현장에서 배우들을 잘 살펴본다. 배우들의 좋은 점을 어떻게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까 많이 본다. 제가 본 그의 루틴을 흉내 낸다. 다음 촬영 때 나한테 잘 맞는지 실험도 해본다. 이번에 신하균 선배님을 보며 배운 게 있는데, 집중력 나눠주기다. 보통 집중이라는 게 자신을 포커스로 한다. 하지만 선배님은 집중을 나눠주는 스타일이었다. 모두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선배님의 가장 큰 장점이 연기를 할 상대에게 '뭐든 해, 난 다 받아줄 수 있어'라는 태도였다. 거기서 본인 원하는 게 있으면 제안하고, 설명을 해준다.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 '해볼까?'라는 생각이 열리게 된다. 그렇게 촬영하는 신에 대해서 집중하게 된다. 한 사람이 아닌, 같이 하는 모두가 집중한다. 저도 다음 촬영을 하면, 모두 집중하는 소통을 하고 싶다. 이게 제 다음 촬영장에서의 숙제가 됐다. 그래서 신하균 선배님은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다.

-'감사합니다'가 종영 전, 애청자들이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우들도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가.

▶ 저희가 8회 정도부터 웃으면서 얘기한 적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회에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회식 장면에서 제가 염차장 톤으로 신차일 팀장에게 '그럼 제가 팀장님 가시는 회사로 가면 될까요?' '언제 준비하고 있을까요?'라고 한 게 있다. 시즌2는 저도 바란다. 불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사실, (시즌2) 기대를 안 한다면 거짓말이다. 기대 많이 하고 있다.

-'감사합니다'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홍인.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 저는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아닌 캐릭터의 삶을 잘 살아주는 책임감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캐릭터 먼저 생각하고, 말하고, 작품이 끝나면 '이 캐릭터로 잘 살았구나'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래서 이번 '감사합니다'에서도 밉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캐릭터로 잘 살아서 들을 수 있던 말이라 생각한다.

-배우 홍인에게 어떤 수식어가 붙길 바라는가.

▶ '작품마다 다른 배우'. 이런 수식어가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 한 드라마 종방연을 간 적이 있다. 현장에 많은 기자들이 있었다. 제가 지나갈 때 플래시가 터진 적이 없다. 어느 분이 제가 누구라고 알려주셨는데, 다른 분들이 아니라고 했다. 그 모습에 저는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그 캐릭터로 잘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캐릭터와 저를 다르게 봐주신 거니까.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치며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번 현장, 모두에게 '다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감독님과는 '모두의 거짓말'부터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웨딩 임파서블' '감사합니다'까지 했다. 항상 저를 믿어주셨다. 감사했다. 그리고 촬영 감독님, 스태프들 제가 애드리브 하느라 마음대로 움직였는데도 응원하고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다.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감사팀원들 특별히 고마웠다. 집에 가기 싫었던 현장이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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