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이어 포드까지, 완성차 업계 전기차 전환 '재검토'
전기차 공장 다시 내연기관 설비로 전환
지난달 GM도 전기차 출시 일정 미뤄 "예상보다 전기차 성장 느려"
보조금 삭감에 충전 설비 미비 등 수요 감소...기업도 마진 낮아
美 브랜드 뿐만 아니라 저가 중국산에 쫒기는 유럽 브랜드도 투자 축소
원래 계획보다 생산량 40~45% 줄어
[파이낸셜뉴스] 2021년 이후 앞 다퉈 전기차 생산 확대를 선언했던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 계획을 줄이고 있다. 미국 포드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좀처럼 늘지 않는 전기차 수요와 비싼 원가 등으로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다른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포드는 지난 7월 발표에서 오크빌 공장의 전기차 설비 전환을 중단하고 내연기관 픽업트럭 공장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포드는 21일 발표에서 순수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연간 자본지출 비중은 기존 40%에서 30%로 축소하겠다고 알렸다.
포드와 경쟁하는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이미 7월 전기차 출시 일정을 미뤘다. GM은 지난해 10월 발표에서 미시간주 공장의 전기 픽업트럽 생산 일정 2025년으로 1년 미루더니, 지난 7월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6년 중반부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예정이던 산하 브랜드 뷰익의 전기차 출시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2022년에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생산량 100만대 목표를 세웠던 GM은 이번 발표에서 해당 목표를 재검토한다고 알렸다. GM의 마크 로이스 사장은 지난 7일 강연에서 “전기차 시장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 확대를 전제로 한 전기차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드 전기차 사업부의 올해 2·4분기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손실(EBIT)은 11억4000만달러(약 1조5222억원)로 6개 분기 연속 적자였다. GM의 경우 올해 2·4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40% 늘었지만 이익은 대부분 내연기관차 판매에서 나왔다. 외신들은 전기차 대중화에 앞서 수요 정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주요 서방 국가들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가 더뎌 여전히 비싼 배터리로 전기차를 만드는 것보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파는 것이 이익이다. 여기에 유럽 시장에서는 저렴한 중국 전기차가 밀려들면서 유럽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합작 브랜드인 스텔란티스는 올해 상반기에 이탈리아 미라피오리 공장의 전기차 생산량을 36% 줄였다. 스텔란티스 영국 지사는 지난 6월 발표에서 영국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더욱 촉진하지 않는다면 영국 내 전기차 생산을 멈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독일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는 벨기에 브뤼셀의 전기차 공장 폐쇄를 검토중이라고 알려졌다.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 업체 OP모빌리티는 7월 23일 발표에서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생산량이 원래 계획보다 약 40~45%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융그룹 골드만삭스의 코타 유자와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발표에서 급속충전기 보급 속도 등을 지적하며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동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폭스바겐그룹 산하 포르쉐는 7월 22일 성명에서 전동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2030년까지 판매량의 80%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예고했던 포르쉐는 "전기차 전환이 우리가 5년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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