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에 붙이면 실내온도 뚝"…파키스탄이 반한 현대차·기아 기술(종합)
전기차 주행거리 늘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습기 제거 탁월한 '48V 금속 코팅 발열 유리'도 전시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정영호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22일 "현대차·기아는 탑승자들의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공기를 데우거나 냉각하는 기술은 이미 완성됐지만 더 빠르고 효율적인 냉·난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이날 그룹의 열관리 기술을 소개하는 '히트 테크 데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차량 내부 온도 조절을 통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세 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가장 먼저 공개된 기술은 '나노 쿨링 필름'이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갖춘 첨단 소재로 차량 유리에 부착하기만 해도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나노 쿨링 필름에 대한 효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틴팅이 엄격히 금지돼 무더위에 노출되기 쉬운 파키스탄에서 희망자를 모집해 나노 쿨링 필름 장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파키스탄 현지에서 최대 20도까지 차량 내부 온도를 낮추는 성과를 거두는 등 괄목할 만한 평가 결과를 얻었다.
나노 쿨링 필름을 장착한 한 현지 운전자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한 이후 주행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평소 같았으면 더위와 씨름하며 힘들었을 텐데, 확실히 실내 온도가 내려가 한층 쾌적한 주행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를 담당한 이민재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나노 쿨링 필름은 태양열이 가장 강한 날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열 차단 필름 대비 내부 온도를 약 5도 낮출 수 있다"면서 "파키스탄 현지에서 나노 쿨링 필름 부착 차량과 미부착 차량을 비교 실험한 결과 크러시패드 표면 온도가 20도 이상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이 시스템을 소비자 검증을 위한 펠리세이드·싼타페·투싼·베뉴·셀토스 등 5가지 커스터마이징 차량에 적용했으며, 실사용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64.8%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기존 공기 가열식 PTC의 에너지 소모량이 6W라면 복사열 난방 방식은 0.44kW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 현상도 개선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겨울철 히터를 가동할 때 주행거리가 줄어드는데, 이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오만주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전기차의 난방 에너지를 17% 절감하며 주행거리를 약 8%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런 기술은 겨울철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문제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48V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차량에 해당 유리를 적용할 경우 영하 18도에서도 서리를 5분 내에 빠르게 제거해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실제 유리 종류별 성능을 비교하면 48V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영하 18도 조건에서 5분 내 100%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동일한 조건에서 기존 열선 타입 발열 유리의 경우 15분, 일반 유리는 10~20분이 걸린다. 태양 에너지도 60% 차단한다. 이는 기존 유리 타입이 35%의 태양 에너지를 차단하는 것보다 압도적인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정기헌 MLV 외장설계1팀 파트장은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성에 및 습기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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