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SK이노·E&S 합병 재심의 요구
합병 재심의 등 다섯 가지 제안 전달해
2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SK이노, SK E&S 이사회 합병 재심의 요구’ 논평을 통해 임시주주총회 전까지 양사가 각자 이사회를 개최해 합병을 재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번 합병은 SK 일반주주가 부자인 SK E&S의 재산으로 가난해진 SK이노베이션을 메꿔주는 셈”이라며 “일반주주를 배려하지 않고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 자산을 분할했다가 합병하는 의사 결정 메커니즘이 건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27일 합병계약 체결 승인 여부를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를 앞두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논평에서 합병 재심의를 포함한 다섯 가지 제안을 SK그룹에 전달했다.
우선 거버넌스포럼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각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 필요성과 합병비율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과 같은 자본거래에서는 이사회가 사업적 관점뿐만 아니라 주주를 위한 최선의 이익인지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으로 거버넌스포럼이 요청한 것은 최근 합병을 철회한 셀트리온의 사례처럼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세븐일레븐의 운영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독립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SK이노베이션 지분 6% 이상을 소유한 국민연금도 회사에게 유사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반주주와 금융당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절차와 결과의 정당성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거버넌스포럼은 특별 이해관계자인 SK가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합병 전 SK이노베이션의 밸류업 선행과 양사가 제시한 합병 시너지 전망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이 회장은 “2030년까지 현금흐름 3.5배가 개선된다는 전망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SK이노베이션 주식 수가 58% 증가하고 장기 성장성은 떨어질 수도 있기에 달성 가능한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합병을 일으킨 SK그룹의 문제로 빚에 대한 불감증과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SK그룹이 배터리 등 주력사업의 부진에도 방만한 투자를 이어가 차입금이 116조원을 돌파했다는 게 거버넌스포럼 측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재무 성과보다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중요하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한 탓”이라며 “회사보다 본인 보너스를 더 챙기는 2~3류 인수·합병 전문가를 채용해 그룹 전체가 빚더미에 앉았다”고 꼬집었다.
거버넌스포럼은 SK E&S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상대로 발행한 3조1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사실상 자본이 아니라 빚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갚아야 할 빚이고 현금 상환을 못 하면 7개 도시가스 지분으로 KKR에게 현물 상환해야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동거인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22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최 회장과 공동으로 원고에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에 의해서 피고와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공개적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근본적인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혼인을 파탄나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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