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유리 뒤 트럼프, 피격 후 첫 야외 유세 “세계평화 전화 한 통으로 가능”

김희진 기자 2024. 8. 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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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동지”“마르크스주의자” 막말 공격 계속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에 ‘장관직 주면 사퇴’ 제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보로 유세장에서 방탄유리에 둘러싸인 채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총기 피격 사태 후 처음으로 야외에서 진행된 유세에 나섰다.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연단에 선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세상을 ‘3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몰고 갔다고 주장하면서 군사력 강화를 공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일 대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버러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선서 후 성경에서 손을 떼는 순간 나는 미국이 최강의 힘을 되찾게 하고 세계를 평화로 되돌릴 것”이라며 “대부분 나는 전화 한 통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군대를 보낼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어 “대선 승리 시 나는 취임하기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중단시키고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아프가니스탄 철수 결정 등 책임을 바이든 정부에 물었다. 그는 “세상은 불타고 있고 바이든과 해리스는 우리를 3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몰고 갔다”며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 중 하나는 미군의 준비 태세와 사기를 조속히 재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공짜로 모든 것을 (다른 나라에) 줬다”며 “군 재건을 위해 역사적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지출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게 했다. 동맹국들은 돈을 내지 않았고 우리가 모두를 위해 지불했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재차 꺼내 들었다.

최근 정책에 집중하라는 캠프 참모들 권고를 의식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나온 비판에 대응하겠다며 돌변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고 칭하면서 “그들(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은 항상 ‘정책에 충실하라. 사적으로 (공격)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밤새 사적인 공격을 가했다. 그래도 내가 여전히 정책에 충실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보다 앞선 (대통령) 누군가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계획 및 제원을 러시아에 줬는데, 러시아는 이를 만들었고 우리는 만들지 못했다”며 “그 사람이 버락 후세인 오바마였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전날 CNN 인터뷰에서 “이제는 오바마를 존경한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워 태도를 뒤바꾼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서는 공산당식 호칭을 사용해 “카멀라 동지”라고 부르거나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오는 11월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AP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후보에서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신 훗날 트럼프 정권 출범 시 장관직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층이 겹치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사퇴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케네디 주니어가 큰 기반을 갖추고 있거나 미국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케네디 주니어의 사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얼마나 좋은 움직임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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