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원전, 핵연료 잔해 반출 시도했지만···설치 실수로 첫날 중단

박은경 기자 2024. 8. 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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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진 AP연합뉴스.

도쿄전력이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반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가 중단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는 도쿄전력이 이날 오전 7시30분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핵연료 잔해 시험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지만, 핵연료 잔해 반출 장치의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준비작업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장치가 잘못된 순서로 설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작업을 재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며 23일 이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폐로를 위해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지는 핵연료 잔해 반출 시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이번 작업을 위해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새로 개발했다.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의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방식이다. 핵연료 잔해 반출은 애초 2021년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정확도 저하 등 장비 문제로 세 차례 연기됐다.

도쿄전력은 우선 2호기 원자로에서 낚싯대 형태 장비를 활용해 2주간 3g 이하의 핵연료 잔해를 시험 반출할 계획이었다. 도쿄전력은 반출한 핵연료 잔해를 분석 시설로 옮겨 성분과 경도 등을 분석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반출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880t가량의 핵연료 잔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잔해를 모두 꺼내는 공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이번에 소량 채취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폐로까지 작업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핵연료 반출 작업이 지연되면 2051년쯤 후쿠시마 원전을 폐기한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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