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과 셀카 찍은 북한 선수… 귀국 후 사상 평가 받아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대에서 한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으며 웃은 북한 선수들이 사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임종훈이 북한·중국 선수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뉴스1

올림픽 시상식 이후 한국 선수단과 일명 '셀카'를 찍은 북한 선수들이 사상 평가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을 찍을 때 주적인 한국인 옆에서 미소를 지었다는 이유다.

21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평양 고위 간부 소식통을 인용해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탁구 선수들이 지난 15일 귀국한 뒤 평양에서 사상 총화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총화는 해외 체류 때 접한 비공산주의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방역 작업을 뜻한다. 북한은 공산권이 아닌 국가에 머무는 행위를 '오염 노출'로 분류한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대회 출전에 앞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았다. 탁구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리정식과 김금용은 이를 위반한 처벌 대상이다. 메달 시상대에서 "한국의 신유빈, 임종훈과 같이 히죽히죽 웃었다"는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북한이 지정한 제1적대국이다.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통상 3단계에 걸쳐 총화를 받는다. ▲노동당 중앙▲북한 체육성▲선수단 자체 총화 이렇게 세 가지다.

중앙당 총화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분석·평가한다. 당의 방침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주도면밀히 살핀다. 이후엔 체육성 총화가 열린다. 이번 올림픽 성적에 대한 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마지막은 선수단 자체 총화다. 올림픽 기간 중 목격한 다른 선수의 언행을 비판한다. 또 자기 행동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소식통은 "셀카를 찍는 등 외부인과 접촉이 있던 선수들은 자기 스스로 강하게 비판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추후 있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