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관까지 나서 부추기는 대만계 호텔 불매 운동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4. 8. 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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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당시 한 대만계 호텔이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내걸지 않았다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까지 나서 이를 '애국적 행동'이라고 지지하며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발표문은 프랑스 거주 중국인 단체들이 오성홍기 게양을 거부한 에버그린 로렐 호텔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대사관도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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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佛 주재 中대사관, 대만계 호텔 불매운동에 '애국적 행동'
올림픽 기간 대만계 호텔 만국기 장식에서 오성홍기 빠져
호텔측 사과에도 온라인상 비난여론 확산되며 불매운동
애국주의에 대만문제 결합되며 정부기관까지 논란 가세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오성홍기 관련 발표문.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2024 파리 올림픽 당시 한 대만계 호텔이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내걸지 않았다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까지 나서 이를 '애국적 행동'이라고 지지하며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국수주의 성향의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2일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이 중국의 국가적 존엄성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프랑스 내 중국인 단체들의 애국적 행동을 높이 평가하고 강력히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20일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발표문을 게시했다. 발표문은 프랑스 거주 중국인 단체들이 오성홍기 게양을 거부한 에버그린 로렐 호텔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대사관도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중국 평화적 국가통일 촉진위원회 프랑스 지부', '프랑스-중국 상공회의소(AFCC)' 등 프랑스 거주 중국인들로 구성된 단체들이 일제히 에버그린 로렐 호텔의 행동에 깊은 우려와 강력한 비판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이 비판하는 에버그린 로렐 호텔의 행동은 지난 파리 올림픽 기간 벌어졌다. '장 교관의 흥미로운 삶'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한 중국인 인플루언서는 지난 13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 해당 호텔에 장식된 만국기 가운데 오성홍기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호텔은 대만에 본사를 둔 에버그린인터내셔널(창룽그룹)이 소유한 호텔이라는 점에서 이 인플루언서는 고의로 오성홍기를 제거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호텔 측에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 출신의 호텔 매니저가 원래 만국기에 포함돼 있던 오성홍기를 제거하라고 지시했다는 중국인 호텔 요리사의 주장까지 전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순식간에 이 문제가 중국과 대만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나갔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관련 검색이 폭증하고 웨이보 등에서는 해당 호텔을 비난하는 게시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또, 해당 호텔 투숙객의 60~70%가 중국인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해당 인플루언서의 주장을 근거로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에 중국 상하이에 있는 에버그린 로렐 호텔 측이 대신 사과 성명을 게재하기도 했지만 중국 매체들까지 가세해 "사과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없다", "호텔 예약 화면에 '중국'과 '대만'이 나란히 표시돼 있다"는 등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대사관까지 논란을 부추기는 내용의 발표문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체로 중국에서는 애국주의를 앞세운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외관상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 기관은 뒤로 빠지는 것이 관례다.

이는 이번 사태가 애국주의를 넘어 중국 당국이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설정한 대만문제와 결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최근 샤오메이친 대만 부총통 등 대만 주요 인사 10명을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로 지정하는 등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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