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로야구 다승 1위, 7년 만에 국내 투수?
최근 10년 동안 KBO리그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가 지배했다. 특히 지난해 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 등 3개 부문 1위에 오른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비롯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1시즌 동안 다승 1위는 외국인 투수의 몫이었다. 2013년(삼성 배영수·14승)과 2017년(KIA 양현종·20승) 다승 공동 1위로 국내 자존심을 지켰지만, 그마저도 2018년부터 국내 다승왕의 명맥이 끊겼다.
올해는 2017년 양현종 이후 7년만에 국내 투수 다승왕의 꿈이 여물어 간다. 21일 현재 3명의 국내 투수가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면서 외국인 투수들과의 다승 경쟁을 벌인다.
경쟁에서 앞서가는 선수는 삼성 에이스 원태인(24)이다. 올해 23차례 선발 등판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3.32로 다승은 단독 1위, 평균자책점은 4위다. 원태인은 이닝당 주자허용률에선 1.13으로 카일 하트(NC·1.03)에 이어 2위다.
원태인은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로 전 경기 5이닝 이상 소화를 목표로 세웠으나 전반기 휴식기 후 첫 등판이던 7월13일 두산전에서 1회 강승호에게 던진 헤드샷으로 퇴장 당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 5승(1패)을 보태면서 다승 1위로 치고 나섰다. 헤드샷이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듯 8월2일 SSG를 상대로 9이닝 3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는 등 퇴장 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 5승(평균자책점 2.83), 8월 4경기에서 3승을 수확하며 다승 1위로 뛰어 올랐다. 특히 8월 4차례 등판에서는 28과 3분의 2이닝 무사사구 행진을 이어가면서 팀이 LG·두산과 2위경쟁을 펼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2021년 14승)에 2승 앞으로 다가선 원태인은 “10승 이후 나머지는 보너스라고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고 했다.
원태인과 함께 곽빈(25·두산)도 다승왕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올 시즌 24경기 11승8패로 제임스 네일(KIA) 인마누엘 헤이수스(키움)와 함께 공동 2위다.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원태인과 함께 우완선발투수로 금메달 캐내기에 앞장 선 곽빈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2승·2023년)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150㎞초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는 리그 정상급. 곽빈이 다승왕을 노리기 위해서는 들쭉날쭉 거리는 투구를 다스려야 한다. 구위 자체는 타자들이 제대로 때려내기 힘들 정도로 위력적이지만, 경기 중간에도 탄착지점을 잃을 정도로 기복이 심한 컨트롤이 문제다. 곽빈은 올 시즌 탈삼진(124개)이 리그 12위지만, 볼넷(63개)은 선발투수 중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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