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비용에 밀린 안전"…판결 속 삼강에스앤씨 예견된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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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선박부품업체인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이사 A씨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가운데 이번 중대재해가 시간과 비용에 안전이 뒷순위로 밀리면서 발생한 예견된 인재였다는 것이 판결에서 드러나 눈길을 끈다.
또 "A씨가 현재 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했으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이고 그 일가, 측근이 임원이라 앞으로도 회사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삼강에스앤씨는 여전히 시간, 비용 절약을 노동자 안전 보장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보여 향후 이 같은 입장을 포기하게 할 수준의 벌을 받지 않으면 또 산재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판결하면서 삼강에스앤씨 법인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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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지역 선박부품업체인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이사 A씨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가운데 이번 중대재해가 시간과 비용에 안전이 뒷순위로 밀리면서 발생한 예견된 인재였다는 것이 판결에서 드러나 눈길을 끈다.
22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단독(류준구 부장판사)이 지난 21일 선고한 이번 사건 1심 판결문을 살펴보면 2022년 2월 19일 경남 고성군에 있는 삼강에스앤씨 사업장에서 50대 노동자 B씨가 선박 난간 보수 공사를 하다 추락해 숨졌다.
당시 추락방호망이나 작업자들이 안전대 고리를 상시 결착할 수 있는 생명줄 등의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삼강에스앤씨 관계자들은 추락방호망 등 안전시설이 설치됐는지 직접 확인해 충분히 이행됐을 때만 작업 허가서를 승인해야 하지만,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음에도 작업허가서에 생명줄 및 안전망 설치를 확인한 것으로 체크했다.
또 안전대 고리를 상시 결착하도록 교육·지시하는 등 감독 의무를 다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추락방호망의 경우 시간과 비용을 따졌을 때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삼강에스앤씨가 아예 처음부터 설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기술상 충분히 규격 등 기준에 맞게 화물창 내에 설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특히 삼강에스앤씨는 이 사건 전인 2021년 3월과 4월에도 협력업체 노동자가 작업 도중 숨진 일이 있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삼강에스앤씨가 짧은 기한 내 선박 수리를 완료하기 위해 추락방호망 등 보호 조치를 충분히 갖추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로 선박 수리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와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삼강에스앤씨는 이번 사고 이후에도 안전 난간의 중간 난간대를 설치하지 않거나 작업 발판을 설치하지 않는 등 다수에 걸쳐 산재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씨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류 부장판사는 "A씨는 책임 회피를 위한 조직 개편에 급급했을 뿐 여전히 시간과 비용 절약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노동자 안전 보장은 뒷전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번 사고가 일어나게 해 죄질과 범죄 정황이 매우 나쁘다"며 "특히 1년 내 3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음에도 이 사건으로 오히려 회사가 손해를 본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시종일관 따분하고 귀찮다는 듯한 불량한 자세로 일관해 개전의 정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 더욱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현재 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했으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이고 그 일가, 측근이 임원이라 앞으로도 회사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삼강에스앤씨는 여전히 시간, 비용 절약을 노동자 안전 보장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보여 향후 이 같은 입장을 포기하게 할 수준의 벌을 받지 않으면 또 산재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판결하면서 삼강에스앤씨 법인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낸 보도자료에서 "재판부가 실질적 경영책임자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는 의미에서 매우 환영한다"며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징역형을 받은 기업 3곳 모두 경남지역 소속으로 앞으로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계속 투쟁해가겠다"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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