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고백 '빅토리' 이안나 대표 "모두를 위한 응원"[EN:터뷰]

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2024. 8. 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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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안나푸르나필름 이안나 대표, 암환우 카페에 글 올리며 투병 사실 알려져
혜리 등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도 투병 사실 몰라…"사실 안 혜리, 엄청 울었다"
투병 중에도 '빅토리' 현장 나간 이안나 대표 "응원 전하고 싶은 마음"
영화 '빅토리'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

"오늘도 '빅토리' 하세요!"

영화 '빅토리' 제작자인 이안나 안나푸르나필름 대표가 전화 인터뷰 마지막에 기자를 향해 "오늘도 '빅토리' 하세요!"라고 경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요즘 좋아하는 말이자 밀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응원이 필요한 모두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다.

최근 이안나 대표는 유방암 투병을 고백했다. 이 대표의 투병 사실은 지난 16일 한 유방암 환우 카페에 올린 '투병 2년 차에 내가 만든 영화 '빅토리'가 개봉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알려지게 됐다.

이 대표는 자신을 유방암 3기 3년 차라고 알리며 "저는 영화 제작자이고, 이 영화('빅토리')는 제가 투병 시절에 기획해 2년 차에 촬영을 했고, 며칠 전인 8월 14일 개봉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안나 대표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응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빅토리'를 찍으면서 응원받았는데, 이 응원이 전해지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글을 통해 "촬영 기간 미리 저를 알았던 분들 말고는 대부분의 배우, 스태프들은 제가 유방암 환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촬영했습니다"라며 지금도 투병 중이며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으나 가족과 주변인 말고 많은 사람이 모른다고 전했다.

영화 '빅토리'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


주연 배우 혜리도 이 대표의 투병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해당 카페 글이 기사화되기 전, 이 대표는 혜리에게 연락해 자신의 투병 소식이 담긴 기사가 나가도 놀라지 말라고 알렸다. 이 대표는 "혜리가 놀랄 거 같아서 미리 말했는데, 엄청 울었다"라고 전했다.

이안나 대표는 '빅토리' 제작을 통해 스스로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글에서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너무 힘이 들어 암에 걸린 건 아닐까 하고, 침대에 누워 항암의 시기를 견디던 시절 20년 넘게 해오던 영화를 그만둘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라며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 하는 것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야 내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저는 투병 중에도 촬영장으로 향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촬영장에 있는 게 침대에 누워있을 때보다 저는 더 편하더군요"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힘이 되어준 '빅토리'는 처음부터 제작을 염두에 둔 작품은 아니다. 시작은 시나리오 모니터링 의뢰였다. 그러나 모니터링 의뢰가 인연이 되어 제작까지 맡게 됐다. 고민 중인 이 대표를 제작으로 이끈 힘은 '응원'이라는 키워드였다.

이 대표는 "이쪽저쪽 돌아다니며 응원하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는 이야기가 산만하냐고도 하지만, 결국에는 누구도 응원할 수 있는 것이고 '빅토리'가 그런 영화"라며 "누군가를 응원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게 나한테도 큰 응원이 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빅토리'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


이러한 응원의 힘을 담기 위해 이 대표는 영화에 삽입될 1990년대 가요 선곡은 물론 사운드 믹싱에도 공을 들였다. 실제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디바의 '왜 불러'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원준의 '쇼', NRG의 '할 수 있어', 터보의 '트위스트 킹', 지니의 '뭐야 이건' 등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어깨를 연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이안나 대표는 "일부러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곡하고, 음악으로 흥을 돋우기 위해서 믹싱을 진짜 신경 많이 썼다"라며 "마지막까지 흥을 가져가기 위해 길이감을 일부러 가져간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을 위해 몇억 원을 썼다. 정말 티켓값이 안 아까울 거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빅토리'가 단순히 어린 학생들의 응원 여정을 담은 유치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포장지에 불과할 뿐, 그 안에 담긴 건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를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이다.

이 대표는 "결국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큰 응원을 받은 게 나"라며 "영화 속 친구들이 성별, 나이, 장소 가리지 않고 응원을 다닌다. 심지어 아빠 노조도 가서 응원한다.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응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제일 좋았고, 그게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극 중 주인공들은 (누군가를) 응원하러 다닌다고 하면서 결국엔 자신이 응원받는다. 내가 나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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