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쏘아올린 '티켓값' 논쟁…현재 영화업계 상황은 [ST이슈]

김태형 기자 2024. 8. 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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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극장 티켓값'을 둘러싼 논란이 배우 최민식의 발언으로 다시 점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지고 있는 극장 위기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7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은 "극장 티켓값 좀 내려달라. 그렇게 확 올려버리면 나라도 안 간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금 티켓값이 15000원인데 스트리밍 서비스로 앉아서 여러 개를 보지, 발품 팔아서 (영화관을 찾겠나)"라며 OTT 시대, 변화한 환경으로 인해 어려워진 극장 현실을 짚었다.

또한 "팝콘에 커피, 끝나고 술이라도 한잔하고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면 벌써 10만 원이 날아간다"며 "지금 극장 산업도 코로나 때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라 심정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부담되는 가격은 맞다"고 일반 관객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소신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최민식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교수는 "영화관 사업이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무슨 소신 발언인가. 이 발언이 용기가 필요한 소리인가. 영화 관람료가 너무 올랐으니 최저임금 인하하라고 했으면 내가 소신 발언이라고 인정하겠다"고 했다.

또한 "팬데믹 중에 영화관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나. 영화관 사업은 땅 파서 하나, 아니면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화관은 티켓으로 돈 버는 사업이 아니다. 싼 티켓으로 관객을 유인해서 팝콘과 음료수 팔아서 돈 버는 사업이다. 영화 티켓은 미끼 상품"이라며 "대출 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오르고, 최저임금이 올라 청소 인력 인건비도 올랐다"고 마찬가지로 어려운 극장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혜택받는 영화진흥기금(영화발전기금)이라는 준조세까지 다 포함해서 당신은 15000원 이하로 사업할 수 있으면 주주가 있는 다른 기업의 극장에게 요구하지 말고 당신이 극장 하나 세워서 싸게 사업해라"라고 덧붙였다.

극장 티켓값을 두고 한국영화의 거목과 카이스트 교수가 '설전'을 펼칠 만큼 극장 현실은 무거운 주제가 됐다. 영화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을 맞으면서 생긴 일이다.

극장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전체 매출액은 약 4647억 원, 관객 수는 약 4850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회복 추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 기간 동안 전체 매출액 평균이 약 6023억 원, 관객 수 평균이 약 7354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은 마무리됐지만, 영화관 관객 수 회복은 여전히 더딘 편이다.

여기에 더해 OTT 시대가 도래하면서 극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히 누워 밀린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플랫폼의 다양화와 변화한 콘텐츠 시청 환경 때문에 극장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2019년 주말 기준 최대 12000원이던 티켓값을 세 차례에 걸쳐 최대 15000원까지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 물가 인상으로 커진 비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에는 시민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멀티플렉스 3사를 티켓값 담합과 폭리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한국상영발전협회 측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이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위에 고발하며 제기한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업계는 관객들을 모으기 위한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영화관들은 관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특별 상영관 운영, 영화 관련 굿즈 판매 등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티켓값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결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특별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자칫 영화관을 '특별한 날 큰 마음 먹고' 찾는다는 인식이 커지지 않을까란 우려도 나온다.

그 밖에도 영화진흥위원회는 티켓값 논란 등 영화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꾸렸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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