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파업’ 멕시코 판사들 “사법부 개편, 정치 중립 위협”

박병수 기자 2024. 8.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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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법관과 치안판사들이 정부의 사법부 개편에 반대하며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이 임명직인 법관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사법부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법관들이 반발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브라도 대통령은 "사법부 개편은 사법부의 부패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며 "불법적 파업을 중단하라"고 맞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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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사법부 직원들이 21일(현지시각) 누에보레온 주 몬테레이 시청 앞에서 정부의 사법부 개편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법관과 치안판사들이 정부의 사법부 개편에 반대하며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이 임명직인 법관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사법부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법관들이 반발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 법관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에게 법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법부 직원들은 지난 19일부터 사법부 개편 추진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여왔다. 파업은 이날 법관과 치안판사 1200여명이 합류를 선언하면서 더욱 힘을 얻어가는 모양새다. 이들은 연방법원 청사 주변에 임시 천막을 치고 농성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페르난도 랑헬 라미레스 판사는 “사법부는 그 본질적 속성에서 정치가 개입되면 안되는 기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브라도 대통령은 “사법부 개편은 사법부의 부패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며 “불법적 파업을 중단하라”고 맞받고 있다.

퇴임을 앞둔 오브라도 대통령은 지난 6년간 재임하는 동안 사법부와 여려차례 충돌하는 등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자신의 개혁 조처가 사법부에 의해 몇 차례 제동이 걸린 뒤 대놓고 사법부를 겨냥해 “마피아 집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브라도 대통령의 사법부 개편은 지난 6월 대선과 총선에서 여당인 국가재건당(모레나)이 압승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오브라도 대통령의 후임으로 공식 취임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자도 사법부 개편안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그는 “사법부 개편으로 우리는 더 훌륭한 사법체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재건당과 친여 성향의 정당들은 오는 9월 개원하는 상·하 양원에서 모두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뜻대로 사법부 개편이 이뤄지면 내년에 법관 절반이 선거로 교체되고, 나머지 반은 2027년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 투자자들은 사법부 개편을 둘러싼 이런 논란에 정국 불안 등을 우려하고 있다. 멕시코의 통화 페소는 미국 달러에 대해 20일 1.7% 떨어진 데 이어 21일엔 1.8% 떨어졌다. 모건 스탠리는 “사법체계 개편이 시장 리스크를 키운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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