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아래 철판 위 체감온도 40도… 조선소 온열질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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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조선소 현장의 온열질환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소는 철판 위 작업이 많은데, 한낮 체감온도는 40~50도(℃)에 달한다고 한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거제 조선소의 한 근로자는 "여름에 조선소에서 작업하면 땀이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쏟아진다"며 "몸에서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고, 손이 굳고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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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조선소 현장의 온열질환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소는 철판 위 작업이 많은데, 한낮 체감온도는 40~50도(℃)에 달한다고 한다. 각 조선사는 무더위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온열질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근로자 2명이 숨졌다. 한화오션 하청업체 도장 근로자 60대 A씨는 선박 엔진룸 근처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사내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도장 근로자 60대 B씨는 사업장 내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사망 사고를 조사 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성명을 통해 “섣부른 단정을 할 수는 없지만, 이번 노동자 사망 사고는 조선소 온열질환 대책의 시급성을 일깨우는 경고등과도 같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측은 “A씨가 작업 투입 전에 쓰러져 작업 환경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경찰 조사 후 사망 원인이 정확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선소는 다른 산업보다 더위에 취약하다. 선박 대부분을 이루는 철판이 햇볕에 달궈져 열기를 내뿜기 때문이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거제 조선소의 한 근로자는 “여름에 조선소에서 작업하면 땀이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쏟아진다”며 “몸에서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고, 손이 굳고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온열질환 증상은 ▲어지럼증 ▲힘 빠짐 ▲식은땀 ▲메스꺼움 ▲경련 ▲쓰러짐 등이다.
각 조선소는 무더위 대책을 세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말까지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했고, 작업장에는 식수기와 제빙기, 식염포도당 등을 비치했다. 한화오션도 점심시간을 30분 이상 연장했고 차광막과 파라솔 등을 현장에 설치했다. 삼성중공업은 온도에 따라 점심시간을 최대 1시간 늘리고 이동식 에어컨, 냉각 재킷 등을 지급했다.
대책에도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근로자는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노조에 접수된 온열질환 의심 신고는 16건이며, 이 가운데 2건은 근로자가 더위에 쓰러지면서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혀 출혈이 발생했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해양지회)는 올해 온열질환 증상을 보인 조합원이 3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조선소에서 기온이 몇도 이상일 때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규정은 현재 없다. 일부 조선사는 단체협약에 일정 기온 이상일 때 점심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낮 12시에 기상청 기준 28℃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31.5℃ 이상일 때는 1시간을 연장한다고 돼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기온이 가장 높이 상승하는 오후 2~5시에는 폭염 대책이 없다”고 했다.
노동계는 폭염에 따른 작업중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근로자의 작업중지)에 따르면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노동계는 폭염을 산재가 일어날 수 있는 급박한 위험으로 해석하자고 주장한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직영이든 협력사 직원이든 똑같이 적용되지만 올해 현장에서 적용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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