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4명, 석달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둬”
“가격 상승 제약 고려해야”
“가계부채 시급한 문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앞으로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4명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들도 시행될 예정인 만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 지켜보면서 금리 결정을 하자는 의견이었다”면서 “나머지 2명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는 시차가 걸릴 것으로 보고 10월까지는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게 안정적인 정책 방향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이날 금통위는 내수부진과 부동산 가격급등·가계부채 사이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더 큰 무게를 두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물가수준만 봤을 땐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현 상태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내수 부진은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 반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가계부채 위험)시그널을 지금 막지 않으면 좀 더 위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상충관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가계부채 올라가는 건 이 시점에 잡아두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해서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영끌족’을 향해서도 재차 경고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공급 정책에서 현실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나왔는데 앞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건 제약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면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가능성이 커졌고, 금융위원장도 명시적으로 추가 대책을 통해 부동산 가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4%로 낮춰 발표했다.
이 총재는 “1분기 이후 경제 흐름을 보니까 1분기 경제가 좋아진 것이 소비를 포함해서 일시적인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5월에) 상향 조정한 게 약간 과도하다고 봐서 기술적으로 낮춘 것이지, 경기가 나빠졌다든지 기조적 변화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2월에 2.1%로 전망치를 내놨다가 5월 2.5%로 상향 조정한 뒤 이날 2.4%로 낮췄다.
한은의 전망치는 정부의 전망치(2.6%) 보다도 낮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 국제통화기금(IMF)도 2.5%를 보고 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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