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깊어지는 금리 고민… 용산, 이례적 입장표명

김지현 기자 2024. 8. 22. 12: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은행이 22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며 내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딜 거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부동산·대출 시장 과열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아직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3연속 기준금리 동결
집값·가계대출 증가 등 감안
한은, 최장기간 금리 안내려
내수부진…성장률은 하향조정
대통령실 “물가 안정세 보여
금리 내리지 않을 이유 없어”

한국은행이 22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며 내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딜 거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부동산·대출 시장 과열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아직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 달 미국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가운데 부진한 내수 경기를 고려해 한은도 동결 기조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기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2월부터 13번 연속 동결이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 금통위원 4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금리 동결은 최근 서울·수도권 집값 및 가계부채 상승세를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주택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8·8대책’과 수도권 대출규제 강화 등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를 고소득 지역의 신축 아파트들이 주도하고 있어 규제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산시장은 팽창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계층 고통은 심화하고 있어 한은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5월 말 기준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69%로, 2014년 11월(0.72%)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카드론 등 이른바 ‘불황형 대출’ 규모는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올해 경제는 2.4% 성장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수로 전파되지 않고 있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낸 금통위원은 지난번 회의 때보다 2명이 늘었다. 10월과 11월, 올해 남은 두 차례의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금리 결정은 금통위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이번 결정에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다음 금리 인하 기회가 10월로 밀리게 됐다”고 했다.

김지현·손기은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