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증환자, 응급실 이용 시 본인부담 대폭 인상…진료공백 최소화"

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의료센터 전경. 대전일보DB

앞으로 경증환자가 비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게 될 경우 본인부담금이 지금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많은 국민들께서 더 위급하고 위중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계시지만,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증과 비응급 환자는 약 42%로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에 따르면 응급실을 방문한 코로나19 환자의 95% 이상은 중등증(경증에서 중증 사이) 이하의 환자로 비중증·응급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여전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증·응급환자의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경증 환자를 지역 병의원으로 분산하는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응급실 전문의가 환자를 진찰하는 경우 지난 2월부터 적용한 진찰료 100% 가산 금액에 대한 추가 상향을 추진하고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지역 응급의료센터에서 전담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도 강화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함께 지역응급의료센터 136개 중 15개 내외를 지정해 거점병원 역할을 부여하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경증환자는 지역 병의원으로 분산해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신속 전원체계도 강화한다. 중등증 이하의 응급환자는 지역응급센터, 응급의료기관 등에서 우선 진료하고, 증상이 악화하면 권역센터와 거점지역센터로 바로 연계할 방침이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환자와 비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한 경우 외래진료 본인부담분을 현행 50-60%에서 더욱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비상 진료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해 우수 기관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원원하고 응급실 진료 외 입원 후 수술, 처치, 마취 등의 수가 인상을 통해 후속진료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다.

내달부터는 이송 단계에서 환자 중증도에 적합한 병원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이송 단계의 중증도 분류기준(Pre-KTAS)을 전면 시행하고 광역상황실에 '신속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 119 구상센터에서 의뢰한 중증응급 환자에 대한 이송병원을 신속하게 선정하는 체계를 강화한다.

순환당직제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 급성대동맥, 소아급성복부, 산과응급질환, 기관지출혈 이물질, 응급혈관 등의 5개 질환에서 추가될 예정이다.

동시에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료개혁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 차관은 "주요 논의과제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 중이며 9월 초 안에는 재정투자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