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명예훼손' 뉴스타파, 검찰 주장대로 악마의 편집 있었을까

장슬기 기자 2024. 8. 22. 11: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신학림·김만배 녹취 뉴스타파 보도 편집 쟁점으로
판사 "악의적 편집이었다고 검찰이 입증 성공하면 비방 목적 당연히 인정"
뉴스타파 측 "김만배 발언 주요 골자 왜곡 안돼...전체 보도는 통상 방식 아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뉴스타파 사옥.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에서 뉴스타파가 대선 전 신학림·김만배 녹취를 보도하면서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재판 피의자는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녹취 대화 주인공인 신학림·김만배 등 4명으로 검찰은 이들을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허경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뉴스타파 대표와 기자가 기소됐을 때 원칙상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고 법원 입장에서는 거짓이라 하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었을 상당성이 있으면 명예훼손 죄책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며 “검찰이 기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공소사실을 보면 소위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것인데 기사의 흐름에 이런 의심을 사도록 기사를 배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 측 신인수 변호사가 뉴스타파 보도는 대선 후보 검증이라는 공익적 목적의 보도라서 비방 목적이 부인되고 진실성과 상당성이 있기 때문에 명예훼손 위반 소지가 없다고 주장하자 판사가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허 판사는 “글의 순서만 바꿔도 결론이 달라지는데 검찰 입장은 글을 가지고 장난쳤다는 것”이라며 “녹음 파일을 의도적으로 잘라낸 것도 부인하냐”고 물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부인한다”며 “신학림·김만배 음성파일이 1시간12분 분량으로 전체를 보도하는 건 통상의 보도방식에 어긋나고 뉴스타파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그렇게(편집해서) 보도한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검찰은) 편집하면서 의도적인 왜곡이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보도의) 중요한 줄기인 김만배 발언의 주요 취지 '내가 박영수 변호사를 조우형에게 소개해줬다', '박영수 변호사 소개를 통해 조우형이 (수사에서) 빠져나갔다'는 게 골자”라며 “(향후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한줄 한줄 소명하겠다”고 했다.

이에 허 판사는 보도 과정에서 본질적으로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허 판사는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을 글·음성·영상으로 탈바꿈하면서 왜곡이 있다”며 “법원 판결도 사실관계를 이렇게 판단했다고 정확하게 썼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왜곡이 있다고 받아들인다”고 한 뒤 “본질적으로 왜곡이 되는데 그 왜곡의 포인트가 뭐냐, 어떤 의도를 갖고 얘기하는지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악의적 편집이었다고 검찰이 입증에 성공하면 비방의 목적은 당연히 인정된다는 차원에서 (명예훼손죄 성립의) 구성 요건을 따지는데 이 점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 뉴스타파 2022년 3월6일자 신학림 김만배 녹취 보도 갈무리

이는 재판에서 2022년 3월6일자 뉴스타파의 신학림·김만배 녹취 첫 보도가 실제 대화 전문과 비교해 편집과정에서 비방 목적의 왜곡이 있었는지 다루겠다는 뜻이다. 논란이 되는 지점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조우형을 봐줬는지 언급하는 부분이다.

아래는 2022년 3월6일자 뉴스타파 보도의 한 대목이다.

신학림 : 누가? 박OO 검사가?
김만배 :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신학림 :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
김만배 : 응. 박OO (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신학림 : 박영수 변호사가 윤석열 검사와 통했던 거야?
김만배 :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지.
신학림 :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만배 :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

다음은 뉴스타파가 지난해 9월 공개한 대화녹취 전문 중 해당 부분이다.

김만배 : 그래? 그런데 형이 직접 가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내가 법조 오래 (취재한) 기자인데 내가 검사한테 가서, 대검 가서 내가 다 안다 솔직히. 아는데 “OO(박 검사)야 (조우형이) 내 동생이니까 해줘라” 하면 어떻게 되겠냐? 내가 돈 받고 해주는지 알지 “석열이 형, 내 동생이야” 이렇게 어떻게 하냐. 그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 중수부) 과장. 박OO, OOO이 남편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박영수를 소개해줘 내가.
신학림 : 아, 조우형한테?
김만배 : 응. 박영수 변호사를.
신학림 : 응. 그래도 나름대로 거물을 소개해줬네.
김만배 : 왜냐하면, 나는 형, 그 혈관을 다 아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신학림 : 응. 통할 만한 사람을.
김만배 :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 그래서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 줬더니, 박영수가 (조우형 사건 관련) 진단을 하더니, 나한테 “야, 그놈 보고 가서” 덜덜덜덜 떨고 오니까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 그래. 검찰 들어가서. 대검에서 부르면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고 그래” 그래서 나도 모르고 그냥 (조우형한테) “야, 형님(박영수)이 그랬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란다” 그러니까 진짜로 (조우형이 검찰에) 갔더니, (조우형한테)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인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신학림 : 누가? 아까 그 박○○가 하는 검사가? 누가?
김만배 :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신학림 :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
김만배 : 응… 박○○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그런데.
신학림 : 그럼, 아니 잠깐만. 조우형이…그러니까 박영수가…
김만배 : 이거 기사 나가면 나도 큰일 나.
신학림 : 이게 박영수가, 박영수가 그러면 윤석열이하고 통했던 거야?
김만배 : (박영수가) 윤석열을 데리고 있던 애지.
신학림 : 아니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만배 : 통했지
신학림 : 박영수 변호사가, 그 조우형한테 박영수를 소개해 주니까, 박영수가 윤석열하고 통화를 해서 그러면 조우형은 가가지고 박OO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온 거야? 아니면 윤석열하고 마시고 온 거야?
김만배 : 아니, 아니, (조우형)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 차 한 잔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 갖다 놨는데 못 마시고 나온 거지.
신학림 : 아니, 검사도 못 만나고 온 거야?
김만배 : 아니, 검사를 만났는데
신학림 : 검사, 누구 검사 만났는데?
김만배 : 박OO를 만났는데. 박OO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부회장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3일이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