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창용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김화균 2024. 8. 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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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다음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에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대외여건 변화를 살펴보면,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다소 높아졌습니다. 미국경제는 양호한 상황이지만 최근 주요 경제지표들이 엇갈리면서 경기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유로지역은 성장세가 점차 회복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 등으로 금년중 4%대 후반의 성장률을 나타내겠으나 주요국과의 무역갈등과 부동산경기 침체 지속 등이 하방요인으로 잠재해 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하였습니다. 미국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3.2%로 낮아졌습니다. 유로지역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2%대 중후반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되었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상당폭 확대되었습니다. 미 달러화와 장기 국채금리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서 하락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대내여건을 살펴보면, 국내경제는 수출과 내수간 차별화가 지속되었습니다. 수출이 I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민간소비는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모습입니다.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7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2.6%로 소폭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2%의 낮은 오름세를 지속하였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후반으로 낮아졌습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완화되었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주가는 급락 후 반등하였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강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등으로 상당폭 낮아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매매가격은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주택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상승폭이 확대되었습니다. 이에 영향받아 금융권 가계대출도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습니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정부와 채권단을 중심으로 질서있게 조정되고 있지만 높아진 연체율 등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해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5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하여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먼저,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 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됩니다. 성장률 전망을 0.1%p 낮춘 이유를 좀 더 상세히 설명드리면 지난 5월에 1/4분기중 큰 폭 성장한 점을 반영하여 금년 성장률을 2.1%에서 2.5%로 높였는데 1/4분기 이후의 경제 흐름을 볼 때 1/4분기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연간 성장률을 소폭 낮춘 것이며 향후 기조적인 성장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봤습니다.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측 상방압력 등이 완화되면서 지난 5월 전망치 2.6%를 소폭 하회하는 2.5%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8월 이후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국제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크게 낮아져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움직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년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에 부합하는 2.2%로 전망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한 기준금리 결정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습니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유지한 배경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설명드리면, 먼저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위험회피심리도 아직 완전히 진정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번주 열리는 미 연준의 잭슨홀 미팅과 새로 발표될 고용리포트, 9월 FOMC 회의 결과 등을 통해 미국 경기흐름과 엔캐리 자금 청산 재개 여부, 그리고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좀 더 점검해봐야 합니다. 따라서 금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물가 및 성장 흐름과 함께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해 본 후에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말씀드리면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안정이나 글로벌 위험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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