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탈레반 대사 신임장 수락…중국에 이어 두번째

김서영 기자 2024. 8. 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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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루딘 하카니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왼쪽). 아프간 외무부 엑스 갈무리

아랍에미리트(UAE)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임명한 대사의 신임장을 수락했다. 국제사회에서 합법적 정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탈레반의 대사가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두번째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UAE는 전날 탈레반이 임명한 바드루딘 하카니 아프간 대사의 신임장을 받아들였다. 신임장은 대사를 파견한 국가가 접수국에게 외교관 임명 사실을 알리고 해당 외교관을 믿어달라는 뜻으로 제출하는 문서다. UAE는 “신임 대사 임명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임명한 대사의 신임장이 접수된 건 이번이 두번째다. 2021년 8월 재집권 후 한동안 탈레반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한 국가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 1월 중국이 빌랄 카리미 아프간 대사의 신임장을 접수하며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탈레반 정부의 대사를 수락한 국가가 됐다. 이는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됐다.

서방의 제재와 국제적 고립 속에서 탈레반은 최근 외교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주로 지역 강대국과 양자 관계를 추진하는 식이다. 이달엔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가 아프간을 방문했다. 재집권 이후 외국 최고위급이 아프간을 찾은 건 처음이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은 이미 아프간 카불에 대사를 파견했으며, 우즈베키스탄과 탈레반도 서로 대사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UAE가 탈레반 대사 신임장을 수락한 것 역시 탈레반의 큰 성과다. AP는 “탈레반으로선 가장 큰 외교적 반란이다. 탈레반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두고 국제 사회가 분열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탈레반은 리처드 베넷 유엔 특별인권보고관의 아프간 입국을 금지했다. 탈레반 측은 “아프간 내 선전물을 유포했다”, “편향된 시각과 편견에 기반해 사소한 문제를 과장해서 퍼뜨렸다” 등을 이유로 베넷의 여행 비자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넷은 2022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아프간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임명한 인물이다. 그동안 그는 아프간을 오가며 조사를 진행했으며,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가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해왔다. 이번 조치에 대해 베넷은 “후퇴한 행보”라며 번복을 촉구했다. 또한 “아프간 안팎에서 아프간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겠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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