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과 셀카 찍은 北 선수들 처벌받나…"평양서 사상 검열 중"

최인선 인턴 기자 2024. 8.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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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남한 선수들과 웃으면서 '셀카'를 찍어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 역시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세 단계에 걸쳐 사상 총화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참가 기간 중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을 경우 자기 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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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국과 히죽거려"…북한 선수들 평양서 사상검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사상 세척'…'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


[파리=뉴시스] 김진아 기자 =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삼성 Z 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3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남한 선수들과 웃으면서 '셀카'를 찍어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처벌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데일리NK는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이 지난 15일 귀국한 이후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세 단계에 걸쳐 총화를 받는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 역시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세 단계에 걸쳐 사상 총화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순간부터 총화가 시작된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사상을 '세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세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북한에서는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평양에서 진행되는 중앙당 총화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산하 체육 담당 부서가 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당 총화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 평가한다.

[파리=AP/뉴시스] 북한의 리세웅(오른쪽)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라 다른 메달리스트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리세웅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호세 로드리게스 오로스코(베네수엘라)를 8-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따 북한의 5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2024.08.07.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당(黨)의 방침이나 교양 사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를 살피고 문제 행동을 한 경우 처벌도 받게 된다.

북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나갔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총화 후에 진행되는 내각 체육성 총화에서는 이번 올림픽 성적에 대한 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의 국제 대회 성적과 비교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표창 여부가 결정된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국제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1~2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는 일도 있다. 중앙당과 체육성 총화가 끝난 뒤에는 자체적으로 호상(상호) 비판, 자기비판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올림픽 참가 기간 중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을 경우 자기 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중국 선수들과 셀카를 찍어 이목을 끌었던 탁구 혼성 복식의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탁구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가 동메달을 딴 한국의 임종훈·신유빈 선수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왕추친·쑨잉샤 선수와 시상대 위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6로 셀카를 촬영했다.

이 장면은 외신들이 '올림픽 10대 뉴스'로 선정할 만큼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히지만 북한에서는 비판받을 행위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게 보고서에 작성된 비판 사항이었다.

김금용 선수의 경우 셀카를 찍을 때 웃어 보였고, 리정식 선수도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웃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ins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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