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퇴임 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명품백 무혐의’ 손볼까

중앙지검장, 오늘 ‘무혐의 결론’ 보고
이 총장, 수사심의위 소집할지 주목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무혐의 결론을 이원석 검찰총장에 보고하기로 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식물총장”에 불과한 이 총장이 검찰 수사 결과에 결국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 전망이 나왔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곧 나갈 검찰총장 말을 누가 듣겠냐”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검찰 출신인 박 의원은 “수사심의위는 수사팀과 대검 의견이 다를 때 총장이 소집할 수는 있겠지만 이 총장이 소집 결정을 고민한다고 해도 지금 나가는 검찰총장의 결정을 보필할 대검 참모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장의 임기는 내달 15일까지다.

그는 또 “이 총장은 지난번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인사를 교체한) 인사 파동이 일어났을 때 인사 ‘패싱’을 당하고, (경호처 건물에서의 김 여사 대면 조사) 보고도 ‘패싱’ 당했다”며 “식물총장인 이 총장은 어떤 결정 권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이 총장이 검찰의) 출장조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이번 결론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낸다면 ‘제2의 윤석열’로 정치적 도약을 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 그냥 (수사 결론을) 다 받아들이게 될 경우에는 모든 것들이 대통령 부부를 위한 쇼였다는 것을 커밍아웃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정기 주례보고를 통해 이 총장에게 직접 수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총장이 수사팀 결론을 바로 수용하지 않고,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를 직권으로 소집해 판단 받아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도 23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수사심의위원회를 직권으로 소집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