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차내 온도 10℃ 낮춘다”…현대차·기아, 열관리 기술 공개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4. 8.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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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차내 온도 10℃ 낮춘다”…현대차·기아, 열관리 기술 공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도 자동차 실내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 ‘첨단 열관리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히트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차량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3가지 기술인 ▲나노 쿨링 필름 ▲복사열 난방 시스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를 소개했다.

현대차·기아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인 모빌리티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아울러 전동화·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감 기술 혁신과 더불어 냉·난방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발 앞서 다양한 온도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오늘 공개한 기술 세 가지는 다른 어떤 기술보다 고객에게 가장 가까이 와닿는 기술”이라며 “고객들이 모빌리티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떠올리면서 가장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실내 온도 비교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7월 선보인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아이오닉6를 공개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첨단 소재다.

이날 전시에서 나노 쿨링 필름 시공 차량의 센터 콘솔 부근 실내 온도는 36.0℃를, 그렇지 않은 차량은 48.5℃를 기록하는 등 두 차량의 차이는 최대 12.5℃를 기록했다.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으로 구성되며, 차 유리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여름철 실내 온도를 10℃ 이상 낮출 수 있다.

특히 가시광선의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틴팅 필름과 함께 부착한다면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효과가 더해져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소개하고 기아 EV9에 이 기술을 적용,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핵심 기술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 시스템이다. 110℃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각 발열체 모듈에는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추는 화상 방지 시스템이 적용돼 혹시 모를 화상 위험을 없앴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의 쾌적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날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도 소개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도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완전제거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차 공조 시스템과 비교해 약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제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는 전력을 쓰지 않고도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의 전면 유리에 주로 적용되던 텅스텐 와이어 열선 대비 시인성이 크게 개선돼 열선이 전혀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회사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앞 유리의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던 공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히트 테크 데이’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오늘 공개한 차량 실내 열관리 기술 외에도 모터·엔진·배터리 등 모빌리티 전체의 열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열관리 기술을 연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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