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도 입었다...미셸 오바마 사로잡은 디자이너 로라 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입고 나왔던, ‘전투복’을 연상케하는 의상이 한국계 디자이너 로라 김(42)이 만든 미국 럭셔리 브랜드 몬세(Monse)의 맞춤 정장으로 알려지면서, 로라 김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몬세는 21일(현지 시각)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날 밤 오바마 여사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연설을 펼치면서 몬세의 리조트 2025 크리스크로스 재킷과 턱시도 팬츠를 입었다”며 “오바마 여사는 몬세가 추구하는 여성상을 구현하며, 우리 브랜드의 핵심에 있는 강인함과 자신감을 발산했다. 영감을 주는 리더의 옷을 맡아 영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여사가 입은 의상은 현재 몬세 공식 사이트에서 재킷 1690달러(약 220만원), 바지 890달러(약 120만원)에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오바마 여사의 패션은 현지에서 큰 화제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여사의 패션을 세세하게 분석하며 “위아래 복장은 물론 악세서리까지 고도로 계산된 패션 스타일”이라며 “공격적인 의상으로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고 했다.
몬세는 한국계 미국인 로라 김이 도미니카 출신 뉴욕 디자이너 페르난도 가르시아와 함께 2015년 설립한 브랜드다. 로라 김은 2015년 말부터 가르시아와 함께 낸시 레이건,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등 미국 퍼스트레이디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인 ‘오스카 드 라 렌타’ 의 공동 총괄 디자이너도 맡았다.
지난 2020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연설장에 함께한 질 바이든 여사가 입은 꽃무늬 원피스도 로라 김의 작품이었다.
경제주간지 포브스 코리아, 패션매거진 글래머 등에 따르면 서울에서 태어난 로라 김은 가족들을 따라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3살 때부터 할머니에게 바느질과 패턴만들기 등을 배운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패션 학교 프랫 인스티튜트에 들어갔다. 패션 디자이너가 될 생각은 감히 꿈꾸지 않았다고 한다. 이룰 수 없는 꿈 같은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로라 김은 “뉴욕 패션학교에 다니면서 남편감을 만나 결혼하라”는 어머니의 조언과 달리 패션 일에 푹 빠지게 됐다. 쇼핑과 비싼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여러 인턴십에 지원해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TSE 캐시미어와 도나카란에서 인턴 일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 밑에서 일하며 패션계로 진출했다. 12년간 오스카 드 라 렌타에서 근무한 로라 김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가르시아와 브랜드 ‘몬세’를 론칭했다.
몬세는 사라 제시카 파커와 블랙핑크 등 유명인사가 공식석상에서 입으면서 점차 자리잡았다. 이 무렵 로라 김과 가르시아는 오스카 드라 렌타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안받아 겸업하고 있다.
몬세는 현재 ‘한국적인 느낌’을 주는 브랜드로도 잘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로라 김은 포브스 코리아를 통해 “한국적인 느낌을 주려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이 반은 한국적이고 반은 미국적인 브랜드 느낌을 알아봐줬다”며 “나는 한국 드라마와 문화를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로라 김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소개할 때 패션 디자이너라고 간결하게 소개한다고 한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과장해서 홍보하는데 나는 그게 싫더라. 나는 그냥 옷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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