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휘겠네···” 월세 거주 청년 이자 부담, 전세보다 2배 높았다

심윤지 기자 2024. 8. 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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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로 거주하는 청년이 전세 거주 청년보다 2배 이상 높은 대출이자를 감당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의 정책 대출 지원이 전세에만 쏠려있는 탓에, 월세로 살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시민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주민 알림판에 붙은 원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문재원 기자mjw@kyunghyang.com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이 지난달 22~31일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20·30대 5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0명(36%)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이유로는 ‘전·월세 자금 등 임차비용’(53%)이 가장 많았고, ‘주택담보대출 등 내집 마련’(18%)이 그 뒤를 이었다. 주거비 관련 대출이 전체의 71%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월세 거주자는 전세 거주자보다 대출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이용하는 대출의 이자율에 대해 전세에 거주하는 응답자는 ‘3%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4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월세로 거주하는 응답자는 ‘6% 이상’이 33%로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이유도 달랐다. 전세 거주 청년은 ‘전·월세 자금 등 임차비용’이라는 응답이 84%로 가장 많았지만, 월세 거주 청년의 경우 ‘생활비 등 급전 마련을 위한 대출’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월세 자금 등 임차비용’이라고 답한 비중도 41%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월세 거주 청년들이 월세와 생활비를 내기 위해 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다방 제공

통상 월세 거주 청년은 소득 등을 이유로 전세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은 저리의 전세대출 지원에 집중돼있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청년들에게 거액의 빚을 지게 하는 주거 지원책에 대한 비판이 나왔지만, 이후에도 월세 지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출 융통 창구를 묻는 질문에 전세 거주 청년의 61%는 청년, 중소기업재직자,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월세 거주 청년의 대다수(62%)는 비교적 이자율이 높은 제1·2·3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을 이용하는 2030세대 청년 10명 중 7명이 대출 부담 감소를 위한 채무조정제도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부담 감소를 위해 필요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을 돕는 채무조정제도의 확대’가 7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 사기 불안 등으로 월세를 찾은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와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이들을 위한 별도의 월세 대출 제도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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