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김제 스마트팜 부실 공사…빚더미 오른 청년농들

유진휘 2024. 8.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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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예비 청년농 육성을 위해 천억 원을 들여 전국에서 처음으로 김제 스마트팜혁신밸리를 조성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장마 때 누수와 침수로 작물이 다 죽는 바람에 시설에 입주한 청년농업인들이 빚더미를 안게 됐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유진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리온실 천장에서 굵은 비가 쏟아져 내립니다.

이 빗물은 금세 바닥에 차오르고, 과일 등 작물을 담는 대형 플라스틱 용기도 절반이 찼습니다.

천장에서 흘러내린 빗물은 전기 누전 위험이 큰 전자제어장치에도 슬며 들었습니다.

지난 장마 때 김제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시설 입주 청년농업인 A씨/음성변조 :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않아요. 비가 새면 표시해 놓고 거기에 가서 실리콘 작업하고…."]

이같은 누수와 침수 피해는 임대 유리온실 대부분인 4만 4천여 제곱미터에서 나타났습니다.

세찬 빗물에 작물이 썩거나, 씨앗이 파헤쳐졌는데, 이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치거나, 적기에 작물을 납품하지 못해 거래처와 계약이 끊겼습니다.

[시설 입주 청년농업인 B씨/음성변조 : "농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모아 온 종잣돈이 다 날아갈 정도의 피해를 받아서…."]

시설 하자로 인한 영농 차질은 스마트팜혁신밸리가 문을 연 첫 해부터 시작됐습니다.

누수와 침수를 비롯해 지반 침하, 시설 뒤틀림, 장비 고장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보수 공사 약속도 더는 못 믿을 지경입니다.

[시설 입주 청년농업인 C 씨/음성변조 : "저희는 계속 (보수를) 요청하지만, 저희는 계속 기다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지금도 피해가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피해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가장 큰 피해로 지목되는 누수 현상은, 온실을 지을 당시에 천장 소재를 유리가 아닌 비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설계와 공사를 맡았던 한국농어촌공사는 당시 예산 부족 탓으로 발주처인 농식품부, 전북도, 김제시 등과 협의를 거쳐 천장 소재를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문서로는 정확하게 없지만, 그 부분(소재 변경)은 추후에 예산이 확보되면 철골 지붕으로 바꾼다고 이렇게…."]

김제시는 다음 달까지 시설 보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보수 공사가 끝나도 추가적인 하자 발생 우려가 크고, 청년농업인에 대한 보상 협의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청년농업인이 공사 관련 시공사와 불신감이 있기 때문에…."]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다며 천억 원을 들여 조성한 김제스마트팜혁신밸리.

하지만 장맛비에도 구멍이 송송 뚫리면서, 대농의 꿈을 키우던 청년농업인들은 빚 부담과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

유진휘 기자 (yu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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