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하는 중진 사이 ‘한동훈 도우미’로 나선 최다선 조경태
국민의힘 다수 중진들이 한동훈 대표 체제를 관망하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이 한 대표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조 의원은 22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발의에 대해 “당이 한 대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는 등 한 대표에 힘을 싣고 있다. 한 대표는 이에 화답하듯 자신의 어젠다인 ‘격차 해소’를 다룰 당내 특위 위원장에 조 의원을 임명했다. 당내 뿌리가 약한 한 대표와 조 의원이 서로를 필요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대표가 약속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에 대해 “한 대표는 63%의 아주 높은 득표율로 당원과 국민들이 지지해 뽑힌 대표”라며 “당이 한 대표의 입장과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 이의제기를 하기보다 우리 당도 전향적으로,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 대표가 지난 5일 조 의원, 권성동 의원과 5선 이상 중진 오찬을 할 때도 조 의원은 특검법 발의에 우려를 표하는 권 의원과 달리 ‘특검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논리로 한 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은 한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안한 대표 회담 생중계에 대해서도 “참 오랜만에 여야 대표들이 만나는데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매우 좋은 제안”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 출범 후 ‘1호’ 특위인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조 의원을 임명했다. 조 의원은 임명 후 “격차 해소는 지난 4월 총선 때 한 대표가 제안했던 어젠다다. 국민들도 상당히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한 대표 체제에서 세계 5대 복지국가로 나갈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별적 지원을 통해 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면서 “25만원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 30만원도 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포퓰리즘은 배격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조 의원의 밀착은 서로에게 ‘윈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 입장에선 당내 중진 다수가 친윤석열계이거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서 눈치 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조 의원의 손길이 반가울 수 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조 의원 입장에서도 당대표이자 유력한 대권주자와의 밀착 행보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의 22대 국회 후반기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도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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