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K-매운맛, 청양고추에 대한 오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유럽에서 우리나라 식품회사가 만든 매운 라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 매운맛을 이끄는 주인공을 꼽자면 청양고추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럼 우리나라는 외국계 회사의 청양고추에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모두 우리나라 종자 기업이 개발한 품종이므로, 청양계 고추의 종자 자급률은 100%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유럽에서 우리나라 식품회사가 만든 매운 라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덴마크에서 일부 제품이 리콜 조치 됐다 해제되는 일이 있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일을 계기로 라면의 인기는 더 치솟고 있다. 덩달아 한국 매운맛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매운맛을 이끄는 주인공을 꼽자면 청양고추를 빼놓을 수 없다. 청양고추는 일반 풋고추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길이가 조금 더 짧고 껍질이 얇은 것이 특징이다.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그냥 먹어도 특유의 알싸함이 입맛을 돋워준다.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고추지만, 청양이 어떻게 붙여진 이름인지, 우리 품종은 맞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또한 최근까지 로열티 지급 등에 대한 혼란이 있어 정확한 사실을 제공하고자 한다.
청양고추는 1983년 국내 종자 기업인 중앙종묘에서 태국 재래종인 ‘MS태국’과 ‘제주재래종 고추’를 교잡하여 만든 국내 품종이다. 청양이라는 이름은 개발 당시 지역 적응시험을 수행했던 경북 청송의 ‘청(靑)’과 경북 영양의 ‘양(陽)’을 따서 붙인 것으로, 이 이름 그대로 상표권이 등록됐다. 이후 1998년 외환 위기(IMF) 시기에 중앙종묘는 멕시코 종자회사 세미니스에 인수되고, 세미니스는 2005년 미국의 몬산토, 2018년에는 다시 독일 바이엘에 인수되면서 청양고추는 로열티 지급과 종자주권 상실의 상징이 됐다. 그럼 우리나라는 외국계 회사의 청양고추에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우선 청양고추 원조 품종은 지금 거의 재배되지 않는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청양 품종이라는 것은 2000년대부터 국내 종자회사들이 병 저항성 등 성능을 개량해서 판매 중인 청양계 고추 품종들이다. 매운맛과 식감이 우수한 약 30여 종이 재배 중인데, 이들의 종자 시장은 약 60~70억 원 규모로 추정한다. 모두 우리나라 종자 기업이 개발한 품종이므로, 청양계 고추의 종자 자급률은 100%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청양고추에 따라붙는 로열티도 고추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흔히 품종 사용료로 불리는 로열티는 딸기, 국화, 장미, 키위 등 접목, 삽목, 조직배양 등의 방식으로 묘를 생산하여 유통하는 영양번식 작물에 적용된다. 고추, 배추처럼 종자를 구입해서 재배하는 작물은 별도의 로열티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동안 말이 많았던 청양고추 로열티 논란은 많은 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오해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종자주권과 농산물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 노동력 감소, 고령화 등 급변하는 환경과 현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추 품종 다양화에 노력하고 있다. 기계로 수확하거나 한 번에 수확할 수 있는 품종, 병과 해충, 재해에 잘 견디는 품종, 또 건강기능식품의 원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품종 육성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유전체 연구에도 매진 중이다.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는 우리 매운맛에 대한 관심이 국산 고추 소비, 품종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확하고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우리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더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attom@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정희 "6세 연하 남친과 동거중…딸과 합동결혼식 하고파"
- 욕하면서 본다?…‘미성년자 성폭행’ 고영욱 유튜브, 조회수 30만·구독자 5000명↑
- 송중기X천우희, 새 드라마 ‘마이 유스’ 출연 확정…서로의 첫사랑 된다
- '부조리 폭로' 안세영, 협회 조사 불응…대신 장미란 만났다
- “전화 폭주에 업무 마비”…김호중 팬클럽 공격에 의원실·법원도 ‘한숨’
- 박지성·김민지 부부 결혼 10주년 자축…"당신을 존경합니다"
- “신유빈과 셀카가 죄?” 북한 선수들 ‘히죽히죽 웃음’ 처벌 가능성
- '이혼 후 열애 그리고 결별' 황정음 "그럴 자격 있어" 의미심장 글
- "이정재 믿고 2천억 썼는데"…망한 '이 작품' 2는 안만든다
- "남편이 16살 연하 알바생과 바람피웠다"...폭로한 전처 피소 위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