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만 몰고 오는 탑의 빅뱅 흔적 지우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8. 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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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스타뉴스 DB

그룹 빅뱅 출신 탑이 빅뱅이라는 그룹을 완전히 지워가고 있다. 그룹을 탈퇴한 멤버가 전 그룹에 대해 언급을 꺼려햐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빅뱅을 뒤로하고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했다고 밝힌 탑이지만, 응원보다는 역풍이 거세다.

2006년 8월 19일 데뷔한 그룹 빅뱅은 지난 19일 데뷔 18주년을 맞았다. 지드래곤, 대성, 태양은 자신의 SNS 혹은 팬덤 소통 플랫폼을 통해 게시물을 올리며 데뷔 18주년을 자축했다. 그러나 탑은 예외였다. 별다른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빅뱅 팬덤 사이에서는 데뷔 18주년을 기념하는 게시물에 탑을 태그해 올렸다가 오히려 차단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2022년 YG와 전속계약을 마친 탑은 홀로서기에 나섰다. 당시 YG는 "개인 활동 영역을 넓혀가 보고 싶다는 탑의 의견을 존중, 멤버들과 잘 협의됐다"며 "여건이 되면 언제든 빅뱅 활동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발매된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에도 참여했다. 

/사진=스타뉴스 DB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 계약 만료 시점에 뿔뿔이 흩어지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보통 뿔뿔이 흩어진 멤버들은 완전체 활동에 대해 "언제든 열려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는 전제가 달린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완전체 활동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탑은 이례적으로 빅뱅을 완전히 지워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건이 되면 언제든 빅뱅 활동에 합류할 것'이라는 입장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난해에는 "나는 이미 탈퇴했다. 여러분에게 떠난다고 말했고, 지난해부터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탈퇴에 쐐기를 박았다. 또한 자신의 이름 앞에 빅뱅이 붙은 기사를 캡처해 빅뱅에 'X'자를 표시하고 올리는 가 하면 '빅뱅 탈퇴 후 솔로 컴백 예고'라는 기사는 그대로 올렸다. 어느 순간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데뷔는 2006년이 아닌 솔로 앨범을 발매한 2010년이 되어 있기도 했다. 노래 경력, 수상 경력을 살펴봐도 빅뱅과 관련된 건 모조리 삭제되어 있었다. 이 정도라면 빅뱅 완전체의 여건을 논하기 이전에 본인의 의지가 없다고 봐야 했다. 팬덤 내부나 다른 멤버들의 태도를 봐도 이제 빅뱅은 지드래곤, 태양, 대성의 3인조 그룹으로 보는 것이 맞다.

탑이 빅뱅이라는 그룹을 이토록 지워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트리거가 됐을 수도 있고 오랜 기간 불만이 축적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동안 '빅뱅 탑'으로 가지고 있던 모습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빅뱅을 지워내고 싶다는 탑의 태도는 일견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분명히 존재하는 빅뱅으로서의 활동을 지워내고 단순히 태그만 한 팬을 찾아가 하나하나 차단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을 넘어 팬과 대중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에게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사진=넷플릭스

빅뱅을 지워내고 탑으로 온전히 홀로서는 자신을 응원해 주길 바라겠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팬들은 "빅뱅이 아닌 건 알겠는데 이렇게 까지 흔적을 지울 거면 빅뱅 시절 쓰던 예명인 탑도 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빅뱅이라는 이름과 영향력이 주는 것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취사선택하는 탑의 모습에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 역시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탑은 오는 12월 26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참여한다. 공교롭게도 그가 맡은 역할은 은퇴한 아이돌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탑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통해 빅뱅 탑이 아닌 배우 최승현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길 원할 수도 있다. 다만, 빅뱅의 탑이든 배우 최승현이든 그 핵심은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논란의 중심이 됐던 탑은 또 한 번 자신만의 기행으로 남아있던 사람들마저 몰아냈다. 과연 탑은 자신을 향해 불어오는 역풍을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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