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백’의 경쟁자, 獨 라인메탈 링스 장갑차
경량화에도 방호능력 강화...최대시속 70㎞·최대항속 500㎞
호주 이어 루마니아 IVF 사업서 한화에어로 레드백과 2차전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사업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약 300여대의 장갑차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총 4조원 이상의 규모인 이번 사업에서는 루마니아 정부가 요구하는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경쟁에 우리나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유럽 랜드시스템, BAE 시스템즈, 라인메탈 등 다양한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루마니아는 6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방문했을 당시 1조27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자주포를 한국에 준만큼 전차나 장갑차, 대공무기체계 등 다른 무기체계는 정치적 고려를 해서 유럽의 무기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죠.
하지만 신 장관은 루마니아와 폴란드 방문 후 기자와 만나서 루마니아 총리나 장관과 만났을 때 “납기를 잘 지키고, 현지생산과 기술 이전 관련 한국만큼 더 진심인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니 “최대한 공정경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자. 그럼 이번에도 정말 우리나라의 장갑차가 선택될 수 있을까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이번에도 레드백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K-9 자주포를 선택한 루마니아에 K-9의 파워팩과 동일한 파워팩을 사용하는 레드백을 쓰면 운영·유지·보수 때도 상호 호환이 되니까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어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 장관이 언급한 부분도 있고 호주에서의 경험도 있는 한화 입장에서는 납기 준수와 적극적인 현지화 계획도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좋은 카드겠죠.
이런 상황에서 호주에서 레드백과 최종경쟁까지 갔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바로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Lynx) 장갑차입니다.
링스 장갑차의 놀라운 점은 독일연방군의 요구도 없을 때, 다른 나라 사업에 참여할 계획도 없었던 2010년대 초에 개발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2020년 이후 제기될 소요를 미리 예측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사실 이래도 되나 싶은 무모한 도전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사업을 구상하고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개념설계와 상세설계를 거쳐 시제품 제작과 출시까지 5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그것도 저렴한 개발 비용으로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공개된 시점은 2016년 6월 14일 유로사토리 방산전시회에서 KF-31이 공개됐고 2018년 6월 12일 역시 유로사토리에서 KF-31의 변형인 KF-41이 공개됐죠.
또 2020년 2월에는 KF-41의 화력지원버전인 링스 120을 공개했습니다. KF-41 차체에 120㎜ 활강포를 장착한 모델입니다.
2021년 10월 18일에는 링스 CSV가 공개됐는데 호주 육군 랜드400 패이즈3의 요구사항에 충족하도록 앞부분에 도저 블레이드를 달고 기동지원과 병참, 수리·복구를 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했습니다.
개발을 시작한 지 5년만에 첫 버전을 그리고 2년에 한 번씩 다른 사양의 모델을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모듈화에 있었습니다. 전에 소개해드렸던 RCH-155 자주포가 컴퓨터 본체는 삼성, 모니터는 LG 수준의 모듈화라고 한다면 링스 장갑차의 모듈화 수준은 메인보드와 본체 케이스는 라인메탈, 나머지는 고객 니즈에 맞춘 맞춤형 PC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선 차체부터 살펴볼까요?
변속기는 푸마와 아약스 차량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며 운전석은 코디악 공병장갑차에서 가져왔고 엔진은 독일의 중장비 전문업체 리페르(Liebherr)의 750마력이나 1140마력짜리 디젤엔진을 사용합니다.
또 화생방방호시스템은 박서 장갑차에 설치된 것과 동일하고 궤도는 PzH 2000에 사용된 것과 동일합니다.
차량의 차체는 기본적인 대전차무기와 중구경 탄약, 포탄의 파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더 경량화하거나 지뢰나 IED 방호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사양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장이나 옵션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차체의 성능으로 최대 500㎞의 항속거리를 자랑하고 도로에서 최대시속 70㎞로 달릴 수 있으며 60%의 경사면을 오르고 30%의 측면경사에서도 주행할 수 있죠.
수직 장애물은 2.5m까지 수심 1.5m의 하천은 그냥 건널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메인보드와 케이스에 대한 설명은 다 된 것 같네요.
여기에 어떤 무장을 얹느냐에 따라 게임용PC냐 업무용PC냐 등으로 구분할 수 있겠죠.
무장은 우선 KF-31의 경우 30㎜나 35㎜ 구경의 랜스 포탑을 장착했고 공중폭발 탄약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최대 사거리는 3㎞, 상방 45도, 아래로는 -10도까지 사격할 수 있고 분당 200발의 탄을 발사합니다.
7.62㎜머신건을 보조무장으로 장착해 분당 최대 800발의 발사속도로 적 전투병력을 제압할 수 있죠.
또 스파이크 LR과 같은 대전차 유도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차체가 좀 작게 설계됐기 때문에 승무원 3명과 6명의 병력을 태울 수 있고 최고시속은 65㎞ 정도입니다.
KF-41은 차체 덩치도 좀 키웠고 엔진 마력도 높였습니다. 때문에 3명의 승무원과 8명의 병력을 태울 수 있죠.
포탑은 35㎜탄을 발사할 수 있는 랜스2.0 포탑을 장착하고 역시 7.62㎜ 머신건과 스파이크 LR, UAV 발사기, 연막탄 발사기 등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좀 더 무장을 강화한 개량형은 링스 120으로 KF-41 차체에 라인메탈의 120㎜ 활강포를 탑재한 차량입니다. 주무장을 강화한 만큼 부무장도 12.7㎜로 구경을 키웠고 연막탄 발사기 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쯤되면 장갑차와 경전차의 경계를 허무는 변종이라고 평가해도 되겠네요.
자 그 다음 버전은 링스 CSV, 즉 전투지원차량입니다. 120㎜ 박격포를 장착한 차량에서부터 구급차, 대공화기를 장착한 방공차량, 도저를 장착해 장애물 극복능력을 강화한 차량 등 다양한 개량형을 내놨습니다.
이쯤 되면 무기계의 레고,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의 표본이라고 칭송해도 될 듯합니다.
그런데, 이 차량의 고객은 아직 헝가리 한 곳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리스와 미국,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관심을 표명하는 나라는 좀 있는 것 같은데, 과연 그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선택의 기준은 아마도 용산 조립형 PC와 삼성 브랜드 PC를 구매할 때와 같은 고민이 여러 나라들에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하는 사양대로 맞춤형으로 제작할 때는 좋은데 A/S 한 번 받으려면 필요한 부품을 구하러 또 용산으로 발품을 팔러 다니거나 부품이 없으면 주문해놓고 기다렸다가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는 거죠.
그러느니 A/S가 확실한 한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사서 운영·유지·보수에 들이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겁니다.
지난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때 보니까 현대로템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서도 이렇게 플랫폼이 되는 하나의 차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임무장비를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보병 전투차량을 계열화하고 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변신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변하든 A/S 만큼은 확실한 무기체계를 만든다면 링스보다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상현 기자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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