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치솟자 '돈 싹쓸이'…脫석탄 요구에도 '7조 기업' 탄생

김리안 2024. 8. 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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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초대형 석탄 기업이 탄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위기 등으로) 석탄 사업은 큰 수혜를 입었다"며 "양사 합병은 이 부흥기가 끝날 때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0년대는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 약세와 기후위기 대응에 따른 탈(脫)석탄 움직임이 맞물려 대부분의 석탄 기업들이 파산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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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脫석탄 요구 잇따르는데
호황에 '석탄 공룡' 탄생
에너지 값이 치솟자 저렴한 석탄 수요 되살아나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에서 초대형 석탄 기업이 탄생했다.

아치 리소스와 콘솔 에너지는 21일(현지시간) "주식 교환 방식 합병에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합병 이후 사명은 '코어 내추럴 리소스'로, 기업가치는 52억 달러(약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석탄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철강 및 시멘트 제조 등에도 사용돼 온 자원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아시아에 석탄을 수출하는 사업을 핵심으로 영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위기 등으로) 석탄 사업은 큰 수혜를 입었다"며 "양사 합병은 이 부흥기가 끝날 때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말 이후 콘솔의 주가는 6배 이상 상승했다. 아치 주가도 거의 두 배로 올랐다.

2010년대는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 약세와 기후위기 대응에 따른 탈(脫)석탄 움직임이 맞물려 대부분의 석탄 기업들이 파산으로 내몰렸다. 아치 역시 2016년에 한 차례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반전됐다.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에너지 값이 치솟았고, 이에 저렴한 석탄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났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석탄 소비는 87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과 미국의 석탄 사용량은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중국과 인도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다른 국가들의 감소분을 상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15달러에 그쳤던 콘솔의 석탄 판매 단위 당 마진(현금 수익)은 지난해 38달러로 늘었다.

새로운 코어 내추럴 리소스는 연간 14억 달러의 자유현금흐름(FCF)을 창출하게 될 예정이다. 양사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가치(EV)는 주식 가치보다 약간 낮은 52억 달러다. 이에 따라 EV/FCF 배수(기업가치 대비 자유현금흐름 배수)는 5배 미만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낮은 평가가치는 변동성이 큰 상품 가격과 높은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최근 글렌코어가 석탄 사업부 분사 계획을 포기한다고 발표한 것도 석탄 르네상스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글렌코어의 게리 네이글 최고경영자(CEO)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현재 석탄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너무 유리해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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