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한달, 비트코인과 다른 점은?[엠블록레터]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발표 당시만 해도 엄청난 호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승인 이후 한달간은 실망의 연속이었죠. ETF로 전환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GBTC)에서 잇달아 매도가 나오면서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달 뒤부터 분위기는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월 초부터 상승세에 들어선 비트코인은 이로부터 한달 뒤인 3월 초에 7만달러, 한화로는 1억원을 터치합니다. 사상 최고가 경신이죠. 이후 한번도 5만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연초 대비 일정량의 상승분을 유지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에 GBTC가 있다면 이더리움에도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신탁(ETHE)이 있습니다. ETF 상장 초기 이를 통한 매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 것도 같습니다. 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선물이 상장돼 있어 이를 활용한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한달 뒤인 지금이 투자 적기인 것일까요? 안타깝지만 비트코인과 동일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두 가상자산 간 차이가 너무 큽니다. 시장 상황을 떠나 두 자산의 기본 속성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비트코인은 위기와 혼란에 더욱 주목받는 대안, 대체 자산 속성이 핵심 가치입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 가상자산 산업의 성장이 핵심 가치이죠. 과거 탈중앙화 금융, 대체불가토큰(NFT) 바람이 불었을 때 이더리움 가격이 비트코인 대비 강세를 보였습니다. 즉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가상자산 산업의 성장이 이더리움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TF의 주요 수요자로 지목되는 기관 투자가들도 이같은 이유로 투자하는 것이구요.
하지만 스마트 컨트랙트를 중심으로 하는 가상자산 산업은 탈중앙화 금융과 NFT의 뒤를 잇는 신성장동력을 아직 발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로 유력한 실물자산(RWA) 또는 증권 토큰화는 그 특성상 제도 미비와 규제 준수에 발목을 잡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가들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할당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인 것이죠. 이더리움 현물 ETF가 현재까지는 유출이 우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한달 뒤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한달 뒤를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GBTC의 매도 물량을 시장에서 흡수하는 것보다 ETHE의 매도 흡수에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죠. 섣불리 비트코인과 비교해 투자 판단을 내리기보다 가상자산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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