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 "초창기 던파처럼 진짜 액션의 재미 살렸다"

쾰른(독일)=김영찬 기자 2024. 8. 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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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차 시스템, 멀티 엔딩도 준비…판매량 위해 난도 낮추지 않는다
-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왼쪽부터), 윤명진 네오플 대표, 이규철 아트 디렉터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두고 "본질적인 재미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 만들고자 했던 게임을 만들었는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21일 넥슨은 독일 쾰른에서 열린 2024 게임스컴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연을 선보이고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와 이준호 크레에이티브 디렉터, 이규절 아트 디렉터가 참석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하드코어 액션 RPG다. DNF 유니버스의 다중 우주 중 하나를 배경으로 펠로스 제국의 대장군 '카잔'이 몰락하게 된 사건의 중심에서 복수의 여정을 담았다.

윤 대표는 "카잔을 만들기로 결정한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다행히 만들고 싶었던 게임과 방향성을 잘 지켜낸 것 같다. 완벽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좋은 게임에 근접하게 잘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게임으로 출시할 때까지 더 다듬어서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Q. 게임스컴에서 이용자 최초 시연을 선보인다. 게임스컴에서 시연을 한 의미가 궁금하다.

던전앤파이터는 오래된 게임이다. 오랫동안 서비스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유저분들이 사랑해 주시지만, 글로벌적으로 높은 인지도가 있냐고 물어보면 아니다. 게임스컴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한 건 아니다. 웨스턴에 보여드리고 유저분들의 피드백과 의견이 궁금했다.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기쁘다.

 

Q. 기존 소울라이크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개발할 때 소울라이크가 아니라 하드코어 액션 PRG라고 생각하자는 말을 많이 했다. 영감을 받은 게임이 많이 있으나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던전앤파이터 원작이다.

개인적으로 초창기 던전앤파이터를 좋아한다. 당시에는 코인을 쓰지 않으면 보스 클리어가 어려울 정도로 어려웠다. 초창기 던전앤파이터야말로 진짜 하드코어 액션 RPG인 셈이다. 강력한 몬스터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보스를 클리어했을 때 쾌감에 집중했다.

또한 스킬 활용도 고민이 많았다. 일반적인 소울라이크와 차별점이라면 성장 과정과 스킬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ONL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게임이 진행될수록 헤비함이 줄어들고 굉장히 화려해진다. 

 

Q. 최근 검은신화: 오공이 출시돼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 부담감은 없나?

작년 게임스컴에서 검은신화: 오공을 플레이했다. 직전에 나온 게임이 잘 됐을 때 긴장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프로젝트 자체가 액션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좋은 게임이 나오면 클리어는 못하더라도 거의 다 해본다. 좋은 게임이 나오면 많은 유저들이 장르에 유입되고,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 게이머로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개발자로서 배우는 등 긍정적인 점도 많다. 시장에 좋은 게임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Q.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이후 던파 유니버스를 어떻게 확장할 계획인가?

굉장히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에서 열심히 준비 중이다. 개인적으로 던파 유니버스는 굉장히 매력적인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을 이용해서 세계관을 유저분들에게 알리고,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를 확장하고 싶다.

 

Q. 스태미나 관리가 꽤 어려웠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전투는 자원 공방이라는 체계가 있다. 플레이어와 몬스터 모두 스태미나를 보유하고 있고, 모두 소진하면 탈진 상태가 된다. 1차 FGT 당시 스태미나 관리가 가혹하다는 피드백을 듣고 개선한 상태다.

게임 내에서는 전투 구간에 따라 몬스터를 공략하는 방법과 캐릭터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점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러한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패링, 회피 등 일반적인 방어 스킬 외에도 이동과 달리기만으로도 회피 가능한 공격이 있다.

 

Q. 오즈마, 히스마 등 카잔 스토리와 연관된 인물들도 등장하는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펠로스 제국이나 황제 이야기는 원작에서도 흥미 있는 스토리 중 하나다. 원작을 모르는 유저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아는 유저가 플레이했을 때 "이렇게 구현됐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Q. 카잔 양손에 붉은색 디자인이 굉장히 많다. 원작 버서커의 어떤 점을 반영했는가?

카잔은 양팔의 힘줄이 잘린 상태라는 설정이다. 이를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이 많았다.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흉터였다. 버서커의 귀수를 양팔의 검붉은 흉터로 재해석했다.

원작에서 카잔은 설산에 유배돼 죽는 캐릭터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만약 카잔이 설산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했다. 게임을 진행하면 육체를 지배하려는 블레이드 팬텀과 갈등 장면이 나온다. 

블레이드 팬텀이 카잔의 몸을 차지하려다가 제압당하고 양팔로 밀려났기 때문에 카잔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원작 귀수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패드 기준으로 주요 조작 버튼이 오른쪽에 몰려있어 오른손 엄지에 부담이 많았다. 개선할 계획이 있는가?

시연 버전이다 보니 관련 옵션이 준비되지 못했다. 정식 버전에는 키 바인딩, 템플릿 등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Q. 지난해 게임스컴 참여 이후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변화가 있다면?

작년 게임스컴에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다만, IP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했다. 오랜 시간 좋은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 게임이 반응이 좋았다. 그에 비해 신작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개발할 때 참고한 게임도 많다. 어떤 게임을 가장 많이 참고했냐고 묻는다면 원작을 가장 많이 참고했다. 소울라이크라고 물어보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완전한 소울라이크는 아니다.

게임스컴을 비롯해 정말 다양한 게임쇼에 참관했다. IP 관리부터 우리 게임을 사랑해 주시는 유저들을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Q. ONL 영상 공개 이후 유저들의 평가가 긍정적이다.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기쁘다. 글로벌 유저분들께서 좋은 댓글을 달아주신다. 그 중에서 성우 관련 이야기가 많았다. 웨스턴 쪽 성우와 처음 작업해 봤는데, 더빙을 들어보고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게임 분위기를 너무 잘 살렸더라. 

 

Q. 회피와 패링 판정이 굉장히 넉넉하다고 느꼈다. 후반부 전투를 위해 설계한 것인가?

하드코어 액션 RPG의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가 모든 액션을 침착하게 보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대신 도전적인 시도를 했을 때 그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얻도록 설계했다.

소위 '억까 패턴'은 없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난도가 높기 때문에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 "이거는 말이 안 돼"보다는 "내가 왜 그렇게 움직였지"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패턴의 명확함에 신경 썼다. 내부적으로는 잘 만들어졌다고 본다.

 

Q. 인왕처럼 다양한 옵션의 장비 파밍도 가능한가?

원작처럼 긴 시간 파밍 하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보스를 만났을 때 파밍으로 좋은 장비를 얻고 다시 도전하도록 유도했다. 기본적으로 난도가 어렵게 설계된 이유이기도 하다. 파밍 정도에 따라 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랜덤 드롭 기반이다. 보스에게 빠르게 도달하는 최단 루트와 모험 루트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맵 구석구석을 탐험하도록 유도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파밍을 풀고자 했다.

Q. 2차 FGT에서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은 무엇인가? 반영된 사항이 있다면?

보스 디자인, 필드 구성, 밸런스, 보상 등 정말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대부분 개선 중이다. 전투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공격적인 플레이어와 방어적인 플레이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

내러티브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장르는 전투 호흡이 길기 때문에 스토리에 소홀하면 게임 도중에 "내가 왜 여기에 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반대로 스토리 비중이 커지면 액션 게임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FGT를 거치면서 긴 호흡의 전투 이후에도 선명하게 목적과 동기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Q. 난이도 조절 기능이 있는가?

아직까지 난이도를 따로 세팅할 계획은 없다. 컨트롤이 어려운 유저분들에게 "이 게임 하지마"라고 말할 생각도 전혀 없다. 아이템 파밍, 레벨업 루트 등 극복할 수 있는 장치들을 준비했다. 테스트 버전에 비해 많이 쉬워진 상태다. 지속적으로 난도를 낮추고 있으나 너무 쉬워지면 본질이 흐려진다.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는 장치를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Q. 다회차 시스템도 지원하는가?

다회차 시스템뿐만 아니라 멀티 엔딩도 지원한다. 회차가 진행됐을 때 다른 플레이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Q.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주요 시장과 목표 성과는?

성과를 기준으로 원작과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고 본다. 엄청난 성과를 보인 원작의 후속작으로서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다. 판매량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판매량만 생각한다면 초반부 난도를 낮추는 등 여러 방법이 있으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와 추구하는 방향성을 잘 지켜서 웰메이드 게임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적으로 성공하면 정말 감사하고 좋겠지만, 원래 만들고자 했던 게임을 계획대로 만들었는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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