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국은행 금통위 8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박소정 기자 2024. 8. 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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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역대 최장’인 13번 연속 금리를 묶어둔 것이다. 물가가 안정화하고 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더딘 점은 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요인이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들썩이는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 흐름에 따라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은 금통위는 또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3개월 만에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큰 폭 성장한 이후 2분기 GDP가 예상보다 크게 주춤했던 점을 반영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직전보다 0.1%p 내린 2.5%로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성장·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다음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되었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미 달러화 지수와 장기 국채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강화 등으로 하락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는 지속되었다.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은 1분기 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하여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했으며, 내년은 지난 전망치 2.1%를 유지했다. 향후 성장 경로는 소비 회복세, IT 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7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2.6%로 높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2% 수준을 유지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및 내년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2.2% 및 2.0%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완화됐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주가는 급락 후 반등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강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등으로 상당폭 낮아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했다. 주택 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 폭이 확대되었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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