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역 손배소, 2심서 일본 기업 책임 인정…1심 뒤집혀

항소심 "일본제철, 유족에게 총 1억원 배상하라"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1심에서 시효 만료 문제로 일본 기업이 승소한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2심에서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2부(지상목 박평균 고충정 부장판사)는 22일 사망한 강제노역 피해자 정모씨 자녀 4명이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깬 것이다.

정씨는 생전에 1940∼1942년 일본 이와테(岩手)현의 제철소에 강제 동원돼 피해를 봤다고 진술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족은 지난 2019년 4월 2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정씨 유족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만료됐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선고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1심과 달리 시효가 아직 남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제노역은 10년이 훨씬 지난 사건이지만, 손해배상 청구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던 점이 인정돼 이 사유가 해소된 시점부터 3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소송 청구 권리가 인정된다.

앞서 강제노역 피해자 4명은 일본제철을 상대로 2005년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2심 패소 후 2012년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돼 2018년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1심은 '장해 사유 해소' 시점을 2012년으로 보고 청구를 기각했는데, 항소심은 2018년 10월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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