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야구장은 오픈런 굿즈 맛집
김하진 기자 2024. 8. 22. 10:40
응원팀 신상 굿즈 출시 때면
백화점 명품관 ‘오픈런’ 방불
여성팬 급증하며 덕질이 한몫
한정판 희소성에 지갑 활짝
KIA 패션브랜드 협업 유니폼
리셀러 등장에 1인당 구매 제한
롯데 핑크 짝짝이·두산 망곰
중고거래 웃돈 줘도 못구해
오픈 시간에 맞춰 새벽같이 사람들이 줄을 선다. 문이 열렸더라도 모두 입장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한된 인원만 먼저 입장해 쇼핑을 하고,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 줄을 서 있다. ‘사재기’도 안 된다. 인기 제품은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개수가 정해져 있다.
명품관 ‘오픈런’의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야구 구장에 위치한 굿즈샵의 요즘 풍경이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팬들의 지갑도 활짝 열렸다. KBO리그는 지난 18일 누적 관중이 840만7887명으로 늘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썼다.
프로야구를 향한 사랑은 해당팀 굿즈의 구매로 이어진다. 인기가 높아진만큼 각 구단들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올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KIA는 팬들의 사랑을 야구장은 물론 굿즈샵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경기가 열리기 4시간 전부터 수많은 팬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굿즈’를 사러온 팬들이다.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건 유니폼이다. KIA는 지난해 패션 브랜드 아이앱스튜디오와 협업해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정식 경기 유니폼 외에도 이벤트 유니폼, 의류 등을 출시했다. 프로야구 구단이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젊은 팬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시작한 협업은 올해 팀 성적까지 나오면서 ‘대히트’를 치고 있다.
여름용 반팔 티셔츠도 팬들의 호응이 크다. KIA의 상징인 호랑이를 캐릭터화한 티셔츠다. 시즌 초 인기가 워낙 높다보니 대량 구매하는 ‘리셀러’들이 판을 쳤고 5월부터는 1인당 1장씩으로 제한해야 했다. 이 때문에 팬들은 땡볕에서 몇시간 동안 기다려가면서 유니폼과 티셔츠를 구매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서도 구매해주시는 팬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올시즌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짱구, 에스더버니 등의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유니폼, 굿즈 등을 제작했다. 짱구는 1차 출시 반응이 너무 좋아서 2차 제작을 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짱구가 가장 좋아했던 과자 ‘초코비’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유니폼은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였다.
핑크 토끼 캐릭터인 에스더버니와 컬래버레이션한 응원도구 ‘짝짝이’는 출시되자마자 ‘대박’을 쳤다. 기존 짝짝이는 롯데의 상징색 중 하나인 빨강색이지만 에스더버니 특별판 ‘짝짝이’는 핑크색으로 만들어졌다.
출시되기 전부터 여성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출시 당일 온라인 스토어는 진작 매진이 됐고 사직구장의 오프라인 스토어에는 새벽부터 줄이 늘어섰다. 짝짝이와 함께 출시된 키링은 1인당 1개로 ‘구매 제한’이 붙었다. 중고 거래 어플에서도 ‘웃돈’을 얹어 판매됐는데 요즘에는 이조차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 마케팅 관계자는 “올해 20~30대 팬들의 유입이 많아 니즈에 걸맞게 아기자기한 캐릭터 컬래버상품군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며 “최근 트렌드, 구단과의 이미지 연결성, 팬들의 취향 등을 고려해서 선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두산도 컬래버레이션한 ‘굿즈’로 재미를 봤다. 대표 캐릭터인 ‘곰’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망그러진 곰’과 협업했다. 망그러진 곰 관련 굿즈를 사기 위해 잠실구장에서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팬들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올해 홈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을 달성한 한화는 경기 전 경호원들이 굿즈샵 앞에 있는 줄을 정리해야할 정도다.
팬들의 소비 양상이 이렇게 바뀐 이유에 대해 한 구단 관계자는 “여성팬들이 많이 늘어난 게 영향이 크다”라고 했다. 기존 ‘아재’로 불린 남성팬들은 굿즈에 많은 소비를 하지 않았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젊은 여성팬들은 다르다. 아이돌 가수 팬이 프로야구에 유입되면서 문화도 바뀌었다. 아이돌 가수들은 앨범만 내는 것이 아니라 포토카드 등 관련 굿즈들을 적극적으로 발매한다. 팬들은 기꺼이 ‘덕질’에 지갑을 연다.
프로야구 ‘굿즈’의 판매량이 높아진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서 나오는 굿즈가 ‘한정판’으로 나오면 너도나도 구매를 하기 위해 뛰어든다. 경쟁률이 높아 구하기 더 어려워지면 그 ‘굿즈’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때문에 팬들은 수고를 마다하고 프로야구 굿즈 스토어를 찾아 지갑을 연다.
덕분에 프로야구 구단들의 수익 창출 방법도 더 다양해졌고, 구단별 보다 나은 상품 출시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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