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죽히죽 웃어"…신유빈과 셀카 찍은 북한 선수들 사상검열 받아

이지현 기자 2024. 8. 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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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 등이 시상대에서 삼성 Z플립 6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들이 사상검열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특히 탁구 혼성 복식 시상식에서 한국 선수들과 셀카를 찍은 선수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까지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데일리NK는 21일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올림픽에 참가했던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이 귀국 후 평양에서 사상 총화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순간부터 총화가 시작된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사상을 세척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상 세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한다고 데일리NK는 설명했습니다.

선수들은 중앙당·체육성·자체 총화 세 단계에 걸쳐 사상 총화를 받게 되는데, 현재는 중앙당 총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평가하는 건데,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당의 방침이나 교양 사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경우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은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체육성 총화에서는 올림픽 성적에 대해 평가를 하는데, 성적이 좋지 못한 선수들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국제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1~2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데일리NK는 보도했습니다.

자체 총화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다른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과정입니다.

신유빈과 사진 찍은 선수들, 처벌 받을 수도


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리정식, 김금용 선수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금메달을 딴 중국의 왕추친·쑨잉샤, 동메달을 딴 임종훈·신유빈과 함께 시상식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이용해 셀카를 찍은 바 있습니다.

당시 장면은 외신들도 주목한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혔지만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비판받을 행위로 여겨지고 있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됐습니다.

보고서에는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금용 선수는 셀카를 찍으면서 웃었고, 리정식 선수는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웃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선수들에게 처벌을 내릴지, 경고나 자기반성 등 비교적 가벼운 비판으로 사안을 마무리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이번 사상 총화는 한 달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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